그린피스 “한국 IT기업,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미미… 네이버 빼곤 계획도 없어”

그린피스 “한국 IT기업,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미미… 네이버 빼곤 계획도 없어”

기사승인 2015-06-03 18:13: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3일 서울 서교동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대회의실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고 네이버·KT·LG유플러스·SK C&C·삼성SDS 등 국내 유명 IT기업 7곳의 환경 성적표를 담은 새 보고서 '당신의 인터넷은 깨끗한가요?'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투명성과 재생에너지 정책 면에서 모두 A를 얻었다. 그러나 다음카카오와 삼성SDS, LG유플러스는 두 부문 모두 F를 받았다.

그린피스는 삼성 SDS, 다음카카오는 응답을 거부했으며, LG유플러스는 면담 후 자료제공을 취소해 전 부문 F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새 기후에너지 캠페인인 ‘딴거하자’의 일환이다. 딴거하자 캠페인은 IT업계에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화석연료나 위험한 원자력 대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발달과 확산으로 현재 전세계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약 6840억kWh(2011년 기준)에 이른다. 온라인을 하나의 국가로 봤을 때 중국, 미국, 일본, 인도, 러시아에 이어 6번째로 전력 소모가 많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한 해 약 26억kWh(2013년 기준)의 전력을 사용 중이다. 2006년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사용량은 5.3억kWh에 그쳤으나 이후 3년동안 연평균 45%씩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에너지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낮은 편이다. 이번 그린피스 보고서에 언급된 IT 기업 7곳 가운데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가장 높았던 SK C&C조차 불과 1%(태양광)에 그쳤다. 국내 업체 중 절반 이상이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으며 공개한 기업도 KT 0.44%, 네이버 0.006%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재생에너지 사용비중이 전체 전력의 최대 1% 이내라는 점에서 현재 수치보다는 각 기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을 갖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방문자수 1800만 명에 페이지 뷰만 12억 건인 네이버는 1초마다 7400번의 검색이 이뤄지는 국내 점유율 1위 포털 기업이다. 그린피스는 지난 5월 네이버와 두 차례 면담을 통해 1일 마침내 “데이터센터 각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공식화한다”는 답변을 얻었다.

그린피스가 추진하고 있는 ‘Cool IT’ 캠페인에는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IT 기업들이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한바 있다. 영국의 이동통신사 BT는 지난 2월 신규데이터센터를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본의 2위 통신사업자 소프트뱅크도 47개 현의 휴경지 54만 헥타르(서울의 9배 크기)에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를 갖춘 동일본 솔라벨트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린피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IT 기업은 대부분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의 가치를 공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네이버를 제외하면 에너지 효율 사업 말고 어떤 구체적 계획도 갖고 있지 않았다.

반면 시민들은 한국 IT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린피스가 지난 달 27~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IT 쇼'를 찾은 시민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9%(100명 중 69명)가 '한국 IT 업계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1위 다음카카오(41%), 2위 네이버(27%), 3위 삼성 SDS(19%)를 꼽았다.

이현숙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시민의 기대가 큰 만큼 네이버에 이어 많은 기업이 의미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거라 본다”며 “정부도 창조경제의 성장 동력이라 부르는 IT 산업 육성을 위해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카카오는 그린피스의 이런 주장과 관련해 자료 제공을 거부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다음카카오는 “현재 데이터센터를 직접 보유하거나 운영하고 있지 않으며 전문 업체로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며 “보고서에 함께 비교된 다른 기업과 달리 재생 에너지 사용 실적 등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했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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