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정부가 메르스 감염자(MERS, 중동 호흡기증후군)
발생 병원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병원명을 공개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오늘(4일) 오전을 기준으로 메르스 국내 감염자가 35명까지 늘어나고, 대전에서는 3차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은 메르스 감염 병원명을 공개해야 보다 안전하게 대비할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는 여전히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이유로 병원명 비공개 방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과연 병원명을 공개하는 것이 맞을까요.
◇靑 “병원명 공개는 득보다 실”= 박근혜 대통령은 3일 청와대에서 메르스 긴급 상황점검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로 인한 국민 불안 속에 어떻게 대응 방안을 마련할지 정부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모이게 했다”고 회의 소집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날 회의를 통해 정부는 메르스 종합대응 콘트롤 타워(TF)를 구축 운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TF에는 복지부를 포함해, 박상근 대한병원협회장,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과장, 서울대 오명돈 교수, 한양대 최보율 교수 등이 참여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도 여전히 병원 공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는데요. 정부는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공개는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하여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득이라는 것은 병원이 감염자를 잘 진료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리고 메르스 환자 이외의 환자들도 불안없이 진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이 있겠죠.
그렇다면 정부가 말하는 ‘실’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병원 운영에 차질이 가장 큰 문제, 환자들 혼란의 가속화 등의 문제가 있겠죠. 문형표 장관은 브리핑에서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명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대해 “메르스는 밀접 접촉으로 감염되기 때문에 확진환자가 있다고 병원을 가면 안 된다는 것은 지나친 우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박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의 투명한 공개라며 공개할 수 있는 정보는 투명하게 즉시 공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병원명 정보, 감염자 발생 지역 등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가능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정부가 공개하라고 말하는 것은 말이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SNS에 확산된 각종 루머 등을 보고 병원에 내원하지 않아 진료 환자가 급격하게 줄고 있다. 병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도 병원명 비공개 방침을 적극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교수는 ""일반인에게 메르스 병원을 공개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의료진에게는 최대한 빨리 정보를 제공해야 대처할 수 있다""며 ""메르스 발생 병원이 일반인이게 노출될 경우 중요한 치료를 앞두고 있는 해당 병원 내 입원환자들이 크게 동요할 수 있고 병원 진료에 차질이 빚어진다며""고 밝혔습니다. 대신 의료진들이 메르스 감염자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 문진을 통해서 노출 여부를 알려주고 진료를 진행하는 게 훨씬 더 합리적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또한 메르스TF 전문가들도 “병원 공개에 따른 득과 실을 따져볼 때 결론적으로 실이 더 큰 것으로 판단했다”며 “병원이 공개되면 메르스가 퍼진 것으로 오인돼 사람들이 가지 않을 것이고, 병원들은 메르스 환자를 받지 않겠다고 하는 등 더욱 큰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 이사장은 병원명을 공개해야
◇국민들 “병원 이익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 국민들 10명 중 8명은 메르스 대비를 위해 병원과 지역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82.6%)이 메르스 대비를 위해 메르스 병원과 지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메르스 병원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김우주 대한감역학회 이사장은 메르스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김우주 이사장은 ""메르스 병원을 공개한다면 치사율을 10배 이상 낮출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은 물론 아무 관련없는 병원 이름까지 SNS에서 급속이 퍼지면서 피해를 보는 병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국민의 알권리와 불필요한 불안을 막기 위해 병원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누리꾼은 국민의 알권리, 안전을 위해서는 메르스 병원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한 누리꾼은 ""병원 운영이 국민의 안전보다도 더 중요하냐. 메르스 의심환자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바이러스를 퍼뜨리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 무책임한 정부""라고 비난했습니다.
여러분은 병원명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