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20대 여대생인 최지현(가명)씨가 턱을 깎는 수술을 받은 후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여대생은 광대뼈를 축소하기 위한 수술, 안면윤곽 수술을 받다가 사망했습니다. 이처럼 최근 성형수술에 따른 의료사고와 이로 인한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 남인순 의원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자료 ‘진료과목별 상담·조정 현황’에 따르면 2012년 444건에 달하던 성형외과 의료분쟁 상담건수는 2013년 731건으로 64.6% 늘었고, 올해 7월까지 530건으로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전체 26개 진료과목 상담건수 중 성형외과 상담건수는 2014년 7월 기준 4위(6.8%)로 2012년 당시 8위(5%)에 비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성형수술뿐 아니라 각종 의료관련 분쟁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가수 신해철씨가 갑작스럽게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나며 그를 사랑했던 많은 분들이 슬픔에 젖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의료사고에 의한 사망으로 추측될 경우 환자들은 여전히 어떻게 대처해야 하고, 어디에 문의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의료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료사고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환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의료사고와 분쟁을 조정하는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환자와 의료인을 위해 2012년 4월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의료중재원)’이 설립됐습니다. 의료중재원은 당사자 모두의 입장을 반영해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를 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또한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 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 관련 의료사고 피해를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보상토록 하는 의료사고 보상제도와 보건의료인이 범한 업무상과실치상죄에 대해 조정이 성립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형사처벌특례제도가 2013년 4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의료분쟁 조정신청은 2012년 4월 8일 이후 발생한 의료사고를 대상으로 합니다. 보건의료인이 환자에 대해 실시하는 진단·검사·치료·의약품 처방 및 조제 등에 적용되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환자의 의료사고도 대상입니다.
의료사고로 추정될 경우 조정신청 접수를 위해서는 조정신청서 1부, 조정 신청서, 신청인 신분증 사본 1부, 본인 통장 사본, 민간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동의서가 필수입니다. 대리시에는 위임장 및 위임 형태에 따른 구비서류를 갖추고 수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은 반드시 해당병원의 진료기록부 사본과 방사선필름, 진단서, 시술 전·후 사진, 영수증 등의 추가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중재기관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피신청인이 참여의사를 밝혀야 조정·중재절차가 개시된다는 점입니다. 환자가 조정을 신청했으나 병원의 불참으로 각하된 사건이 전체의 절반가량이 된다는 점은 이러한 문제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의료사고로 추정될 경우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조정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