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 원장의 눈물 “메르스 감염으로 낙인찍힌 병원, 가족도 고통”

동네병원 원장의 눈물 “메르스 감염으로 낙인찍힌 병원, 가족도 고통”

기사승인 2015-06-08 13:51:55

[쿠키뉴스=장윤형 기자]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했다는 한 동네병원 원장 은 병원의 피해가 막심한 것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인권피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7일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 24곳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이 발표되자 이중 확진환자가 거쳐간 병원으로 알려진 ‘윤창옥내과’ 원장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심경을 토로한 글을 게재했다.

윤창옥 원장은 “현재 자가격리 상태로 가족 모두가 집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주변 시선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이어 “정부의 정책에 성실히 따르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했던 노력이 이런 결과로 돌아오니 참담함 마음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 의원의 피해는 감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제 가족들의 인권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그가 밝힌 지난 4일의 상황은 이렇다. 윤 원장은 발열환자가 외래에 접수돼 간호사를 통해 체온 등 신체 징후를 미리 전달받았다. 그는 “당시 환자의 체온은 39도로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 왠지 의사로서 느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환자와 일부러 거리를 두고 앉았으며 마스크는 원장을 포함해 모든 간호사가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문진 중 환자가 어머니 간호를 위해 27일 삼성의료원 응급실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더 이상의 진찰은 진행하지 않고 병원 내 격리실로 이동하고 바로 보건소에 이송을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20분 후 보건소에서 앰뷸런스로 환자를 이송해 갔고 당시 환자는 발열 이외의 증상은 전혀 없었다. 윤 원장은 바로 진료실과 외래 대기실 환기를 시키고 알코올로 환자가 지나간 곳은 소독을 자체적으로 했다.

다음날 의심환자가 1차 확진 판정을 받아 체온을 측정한 간호사는 자가격리 위해 귀가 조치했다. 이후 윤 원장과 나머지 간호인력은 진료를 했다.
현재 병원에 있던 모든 인력은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빠른 조치로 확산을 막은 윤 원장의 노력에도 명단이 발표되자 윤창옥내과는 메르스 병원으로 낙인이 찍힌 것이다. 윤 원장은 “정부는 의학적인 사실을 무시한 채 정부 시책에 충실히 따르고 전염병 확산에 최선을 다한 저의 적절한 조치는 일언 언급도 없이 언론을 통해 메르스 병원이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더 이상 저희 의원과 같은 피해 의원이 나오지 않도록 의사협회 이하 관련단체들의 노력을 촉구하며 정부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번 조치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원장이 SNS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윤창옥내과 원장입니다. 정부가 금일 메르스 환자 확진 병원과 경유병원을 발표하였습니다. 제 의원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에 성실히 따르고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했던 노력이 이런 결과로 돌아오니 참담함 마음입니다. 제 의원의 피해는 감수할 수 있다 하더라도 제 가족들의 인권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입니까? 정확한 질병의 진행과 확산 등은 이미 전문가들에 의해 밝혀진 상황으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아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의 인권 또한 중요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월 4일의 일을 객관적으로 기술하겠습니다.

먼저 메르스 확진환자가 경유했다는 6월 4일 있었던 일을 자세히 사실만을 기술하겠습니다. 6월 4일 오후 발열환자가 외래에 접수되었습니다. 간호사 한명이 체온을 체크하면 진료실에서 환자가 들어오기 전에 원장인 저는 환자의 체온 등의 신체징후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당시 환자의 체온은 39도로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 왠지 의사로서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서울삼성병원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의사들의 커뮤니티에서 비공식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들어와 의자에 착석 시 일부러 거리를 두고 앉았으며 마스크는 원장인 저를 포함하여 모든 간호사는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문진 중 환자 스스로 어머니 간호를 위해 27일 삼성의료원 응급실을 방문하였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더 이상의 진찰은 진행하지 않고 병원내 격리실로 이동하고 바로 보건소에 이송을 취해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20분 후 보건소에서 앰블란스로 환자를 이송해 갔습니다. 그 당시에도 환자는 발열 이외의 증상은 전혀 없었습니다. 바로 진료실과 외래 대기실 환기를 시키고 알코올로 환자가 지나간 곳은 소독을 자체적으로 하였습니다. 이런 과정도 의사인 제가 삼성의료원 응급실에서 환자가 발생했다는 정보를 인지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대응이었으며 그렇지 않았다면 일상적인 진찰과 처방을 한 후 귀가 조치를 했을 것입니다. 이후 바로 보건소에서 다시 소독을 진행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다시 상기해보아도 의심환자와 대기실에서 2미터 이내로 접촉한 환자는 없었으며 환자는 기침 등의 호흡기 증상은 전혀 없었고 오직 발열만 있었습니다. 다음날 의심환자가 1차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질병관리본부의 지침에 따라 체온을 측정한 간호사는 자가격리위해 귀가 조치했으며 저와 나머지 간호인력은 진료를 했습니다. 이상이 그날의 일들이며 객관적인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의원은 메르스 병원이 되어 버렸으며 저는 자가격리가 되어 있고 제 가족 모두가 집에 갇혀 있어야만 한다는 주변의 시선으로 인하여 제 가족은 고통받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학적인 사실을 무시한 채 정부 시책에 충실히 따르고 전염병 확산에 최선을 다한 저의 적절한 조치는 일언 언급도 없이 언론을 통해 메르스 병원이라는 낙인을 찍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저희 가족들까지도 고통받게 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저희 의원과 같은 피해 의원이 나오지 않도록 의사협회 이하 관련단체들의 노력을 촉구하며 정부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번 조치에 대한 문제점에 대하여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를 비롯한 간호인력은 모두 건강한 상태입니다. 끝으로 주변 많은 분들에게 이런 억울한 피해를 보는 의원에 대하여서 널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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