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질병관리본부의 미흡한 초동 대응으로 병원과 의료진들, 환자들은 상당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12일 여의도성모병원 로비에서 메르스로 혼란에 빠져 있는 환자와 가족 및 전국민의 정신적 안정과 쾌유를 기원하는 합동 미사 행사가 진행된 가운데 감염관리실장 최수미 교수는 이 자리에서 감염관리 전문의로서 메르스에 대한 의학적인 소견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의사로서 해야 할 당연한 일을 했을 뿐입니다.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 해도 본원에서의 초동 대응은 동일할 것입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가 확진 의심을 받는다고 했을 때 초동 대응이 상당히 늦어진 것은 유감입니다.”
당시 메르스 여의도성모병원에 메르스 환자가 방문했을 때만 해도, 메르스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게 없었다. 하지만 여의도성모 의료진은 메르스의심으로 추정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에서는 메르스 환자에 대해 별다른 조치가 없다가, 이후 몇시 간이 흐른뒤야에 질병관리본부에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수미 교수와 의료진은 지난 5월 27일 여섯 번째 메르스 환자를 매뉴얼에 따라 진료한 후 국가 지정 격리 의료기관으로 이송시켰다. 당시 진료활동을 펼쳤던 최 교수를 포함한 의료진은 검사 결과 전원 음성으로 판명됨에 따라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오는 15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최 교수는 가택에서 자가격리 생활을 했다. 메르스 의심환자로 배우자인 남편, 자녀와도 분리돼 홀로 혹독한 시간을 견뎌야 했다. 최 교수는 “자가 격리기간 동안 별다른 증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일부 미미한 호흡기 증상이 있어 검사를 한 분들도 모두 음성이었다”고 설명했다.
“메르스는 무서운 병이 아닙니다. 단지 잘 알려지지 않은 신종 바이러스이고, 초기에 높은 치사율이 부각되어 불안해하는 것 같습니다. 정부와 감염전문가가 권하는 감염 예방 수칙을 평상시 준수하고, 만약 노출 시 지시에 잘 따라주신다면 추가 노출 및 전파를 차단하여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메르스에 관한 잘못된 소문으로 병원에 내원해야 하는 환자들이 제때에 병원을 찾지 못하여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최 교수는 이제 대부분의 병원에서 메르스 환자에 대한 표준 진료 매뉴얼이 마련돼 있고 일반환자와 구분된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메르스가 아닌 일반 환자들은 정상적으로 병원을 이용하기를 권고했다.
한편 3번 환자와 9번 환자가 경유한 성빈센트병원도 신속한 대처를 통해 ‘추가 감염자 제로’를 기록하며 6월 11일 오후 3시를 기준으로 접촉자 격리가 해제되었다. 이에 따라 관련 의료진은 오는 15일 업무에 복귀한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