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하전사 중 하급병사)가 귀순 하루 전 한국군 소초(GP)에 도착했다가 다음날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노크 귀순’에 이어 ‘대기 귀순’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내 GP 임무가 철책선 경계를 담당하는 GOP(일반전초)로 접근하는 적을 감시하는 역할이기 때문이다.
16일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중동부 전선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14일 밤에 북한측 절책을 통과한 후 어둠을 이용해 한국군 GP 인근까지 접근해 날이 밝을 때까지 대기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군 병사가 대기한 장소는 GP 상황실에서 4~5m 거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아침 한국군 GP의 경계병은 인근 철조망 외곽 지역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 귀순 병사를 처음 발견했다. 이후 GP 소대장이 뛰어나와 확인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병사는 15일 오전 7시55분쯤 “북군이다”라고 귀순의사를 표명했다.
GP 소대장은 오전 8시쯤 귀순 병사를 만나 GP 내부로 유도했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 당국은 야간 감시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14일 야간 날씨가 10m 앞도 안 보이는 짙은 안개가 끼었고 잡목이 우거져 있어 시야가 크게 제한됐다”면서 “GP 외곽 철조망 아래는 낭떠러지 지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감시가 소홀했던 것 아닌가’ ‘야밤에 몰래 뭘 설치하고 갔어도 몰랐을 것’ 등 비판이 이어졌다. 지난 2012년 10월 북한군 병사 1명이 강원도 고성 동부전선으로 넘어와 우리 군 GP의 창문을 두드리며 귀순 의사를 표명한 ‘노크 귀순’을 언급하는 게시물도 폭증했다.
이번에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19세로 후방지역에서 근무하던 중 잦은 구타 등으로 복무에 염증을 느껴 귀순을 결심하고 지난 7일 부대를 이탈했다. 군과 국정원, 기무사 등은 북한군의 귀순 경위와 동기 등을 합동신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