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무리한 연출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부녀 간의 스킨십 논란은 성추행 논란을 넘어 조작방송 의혹까지 번져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방송인 유재석과 김구라를 MC로 기용하고도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18일 ‘동상이몽’은 아빠의 적극적인 스킨십이 부담스럽다는 여고생의 고민이 소개됐다. 사춘기 딸의 침대에 함께 눕고 어깨동무와 입술 뽀뽀를 하려는 아빠 행동이 고민이 된다는 내용이었다. 방송 후 인터넷에는 ‘가족끼리라도 원치 않는 스킨십은 범죄’ ‘성추행이나 다름없다’ ‘아빠를 신고해야하는 것 아닌가’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이를 방관한다는 이유로 엄마와 큰딸에 대한 비난도 잇따랐다.
결국 큰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가 신청한 것도 아니고 방송 작가가 동생을 섭외해 나가게 됐다”며 “집 안에서 성폭행이 일어나고 엄마와 내가 그것을 방관하고 있는 집이라면 동생이 프로그램에 출연했겠나. 아빠도 ‘스킨십 하는 게 지겹다’ ‘어렵다’ ‘너무 많이 한다’라는 말을 촬영 내내 달고 다녔을 만큼 방송이라 만들어진 장면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어 “방송 작가들이 촬영 내내 메시지를 보내 ‘○○ 좀 해주세요’라고 요구했다“면서 “저희 가족은 그 어떤 가족보다 화목하고 행복하다고 할 수 있다. 악플 말고 아빠가 과한 것에 대한 따끔한 충고는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큰딸은 “이번 방송으로 저희 가족이 너무 이상한 가족으로 평가받는 것 같아 글을 올린다”며 “처음엔 키보드 워리어들의 한풀이겠구나 생각했는데 어떤 분의 댓글을 보니 ‘자신의 아버님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리는데 해명글이 올라오지 않겠냐’라는 말이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타인이 봤을 때도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저희 가족이 봤을 때 상처받을 거라는 생각을 왜 못하나”라며 “한 가정의 가장을 이런 식으로 무너뜨려도 되는 건지,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고 답답해했다. “이렇게 악플을 보고 저희 아빠가 상심하고 자신이 범죄자란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가”라고도 했다.
논란이 격화되자 ‘동상이몽’ 제작진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커가면서 점점 멀어지고 스킨십이 적어지는 딸이 서운하다는 아빠와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을 여전히 아이로 보는 아빠를 이해가 안된다는 딸이 서로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기회가 필요하다는 가족들의 마음이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녹화를 했고, 출연 가족 모두 처음으로 가슴 깊은 속 마음을 솔직히 얘기하며 훈훈히 녹화를 마쳤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제작진의 의도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인 분들도 있으신 것 같다. 프로그램 기획의도에 맞게 아빠와 딸 각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자 하는 출연자와 제작진의 노력이 세심히 방송으로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C진도 녹화를 진행하면서 한쪽으로 편향되거나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녹화 분위기를 밝게 이끌기 위해 했던 이야기들이 의도와는 다르게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하게 전달된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더욱 더 신중하고 시청자 여러분께서 보시기에 편안한 방송이 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를 거울삼아 더욱 더 노력하고 앞으로도 가족들의 소통과 갈등 해결의 창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사과했다.
제작진 사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은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성추행 사안을 가지고 방송으로 2차 가해’ ‘큰딸 글이 사실이라면 조작 방송’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소재로 방송을 만들었다’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 내용을 비전문가 패널들이 조언한다’ ‘동상악몽’ 등 제작진 입장에선 뼈아픈 지적들이 많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동상이몽’ 시청률은 답보 상태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은 5.6% 시청률로 오히려 지난주에 비해 0.5%포인트 하락했다. 최정상급 방송인인 유재석과 김구라를 더블 MC로 기용하고도 부진한 시청률에 온갖 논란만 확산된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