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야구도 안 했는데 열기는 더 뜨거웠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하루 앞둔 12일 SNS 분위기다.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과 넥센 히어로즈의 서건창, 여기에 사생활 파문에 휩싸인 A씨까지 겹쳐져 인터넷을 달궜다.
△올바르지 않은 발?=오재원과 서건창은 11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8회초 1루 베이스 때문에 대립하고 있다. 넥센이 2대3으로 뒤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희생번트를 댄 서건창이 1루로 향할 때 오재원 발이 문제가 됐다. 오재원이 베이스를 밟기 위해 발을 내민 동작을 두고 서건창은 위협적이라고 판단했다. 비록 희생번트였지만 전속력으로 돌진하다 부딪혔으면 큰 부상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재원과 서건창의 언쟁은 벤치클리어링으로 이어졌다. 넥센 이택근은 방망이를 들고 1루까지 달려왔다. 선후배를 중시하는 리그 풍토답게 별다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번엔 넥센 염경엽 감독의 인터뷰가 도화선이 됐다. 염 감독은 2차전 패배 직후 인터뷰에서 “두산이 자꾸 자극한다. 우리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서)건창이를 비롯해 야구 좀 깨끗하게 하고 싶은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두산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에게 주의를 주겠다”면서도 “(오재원과 서건창 모두) 서로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큰 경기를 치르다 보면 선수들이 다소 예민해질 수 있다”고 했다. 오재원의 일방적인 잘못은 아니라는 늬앙스다. 두산 팬들 역시 오재원이 1루 베이스를 밟고 곧바로 발을 빼 서건창을 피했다고 옹호하고 있다.
이날 벤치클리어링 원인을 두고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이날 경기 결승점이 된 5회말 김현수의 득점 상황에서 홈에서 큰 충돌이 빚어져 파생됐다는 시각과 서건창의 혼잣말을 오재원이 욕설로 착각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기에서 늘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SNS 때문에 논란이 커졌다는 책임론도 있다.
두산이 준플레이오프 2연승으로 신바람을 냈지만 오재원은 최대 피해자가 됐다. 그동안 생중계 카메라에 숱하게 욕설이 잡혀 ‘오식빵’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미운 털이 박힌 오재원에게 9개 구단 팬들이 십자포화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 팬들은 특정 대상에게 욕한 적 보다는 열정과 투지가 지나쳐 만들어진 별명이라는 분위기다.
두산이 1승만 더 챙기면 준플레이오프가 끝나는 상황에서 오재원과 서건창, 염경엽과 김태형의 대립 구도가 향후 시리즈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분노한 박기량=오재원 발 못지않게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박기량도 이날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강타한 현역 야구선수 A씨 사생활 관련 폭로성 게시물 때문이다. 박기량 측은 이날 “(폭로성 글을 통해) 공개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며 “지금부터는 법적조치 등의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대응할 것이고 적극 해명하겠다”고 전했다.
온라인에 떠돌고 있는 A씨 관련 글은 충격적이다. A씨가 감독과 코치, 전·현 소속팀 선수는 물론 야구계서 종사하고 있는 여성들을 비하했기 때문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A씨와 전·현 소속 구단은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A씨 전·현 소속 구단은 성적 부진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가을야구도 못하면서 가을에 ‘올바르지 않은’ 이슈만 제공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