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블랙프라이데이 ‘광풍’ 지나간 후 보니, 소비자들만 속았다!

[봉기자의 호시탐탐] 블랙프라이데이 ‘광풍’ 지나간 후 보니, 소비자들만 속았다!

기사승인 2015-10-29 14: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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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얼마 전이었지요. 블랙 프라이데이 광풍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말들이 많은데요. 생각보다 물건이 싸지 않았고, 또 기존 백화점 세일과 다를 게 없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내수 경기를 살리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기획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왜 이렇게 뒷말이 많은지 살펴보겠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네. 오늘 호시탐탐에서는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에 대한 이야기 나눠봅니다. 앞에 한국판이라는 말이 붙은 것처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도 이렇게 크게 열리는 쇼핑 행사들이 있는데요. 어떤 행사들이 있나요?

조규봉 기자▶ 우리가 벤치마킹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영국의 박싱데이, 두바이의 쇼핑페스티벌. 모두 세일 행사입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그 중 미국의 행사는 단순 세일이 아니라 전 세계 쇼핑족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하나의 축제라고 알고 있어요. 어떻게 진행되나요?

조규봉 기자▶ 네. 추수감사절이 끝난 직후부터 연말까지 연중 최대 세일이 진행되는데요. 고가의 전자제품부터 갓 출시된 신상품까지 대폭 할인을 실시합니다. 연간 소비의 약 20%가 이 기간 동안 이뤄질 정도죠. 블랙프라이데이라는 명칭도 이전까지 지속된 장부상의 적자가 흑자로 전환된다는 뜻에서 붙여졌고요.

강주형 아나운서▷ 네. 그를 본 따 만든 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많은 유통 업체들이 참여했다고 들었는데요.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백화점 71곳, 대형마트 398곳, 편의점 2만5400곳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했죠. 업체별로 최대 50∼70% 할인율이 적용되었고요. 또 전국 200개 전통시장은 물론 11번가, G마켓, NS홈쇼핑 등 온라인 유통업체 16곳이 참여했고요. 다국적 가구기업 이케아와 BBQ, VIPS, 맘스터치 등 프랜차이즈 업계까지 참여했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정부에서 주도한 첫 행사인 만큼 대대적으로 홍보했었는데요. 대체 왜 이렇게 말들이 많은 건가요?

조규봉 기자▶ 일단 품목 수도 적고 할인 폭도 적기 때문입니다. 특히 삼성이나 소니 같은 제조업체는 이번 행사에 참여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스마트폰 등 인기품목은 제외되었죠.

강주형 아나운서▷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와는 상반된 모습이네요. 우리나라 행사는 미국과 어떻게 달랐나요?

조규봉 기자▶ 미국은 제조사 주도로 연 초부터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를 기획해 이른바 재고 떨이 식 세일을 했습니다. 그래서 세일 폭이 컸죠. 하지만 우리 정부는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유통업계에 행사 계획을 알렸고요. 유통업계가 세일을 주도하다 보니 할인 폭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결국 세일 기간이 늘어난 것 외에는 할인율에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죠.

강주형 아나운서▷ 뭔가 잘못됐네요. 할인폭이 커지려면 가격 결정권을 쥔 업체가 나서야 하잖아요.

조규봉 기자▶ 제대로 보셨네요. 출고가는 그대로인데 어떻게 유통업체가 할인 폭을 늘릴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유통업체들이 세일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제조사와 함께 품목, 할인율 등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한데요. 그럴 시간적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평소 행사보다 5~10% 할인 폭을 늘리거나 상품권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행사가 된 것이죠.

강주형 아나운서▷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반쪽짜리 행사가 되 버렸네요. 실제로 어땠는지 좀 더 자세히 알려주세요. 기존의 정기 세일이나 이벤트성 프로모션과 크게 다를 바 없었던 건가요?

조규봉 기자▶ 네. 백화점은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 혹은 코리아 그랜드 세일이라는 이름 아래 가을 정기세일을 진행할 뿐이었고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는 대부분 자체 브랜드제품을 중심으로 1+1, 2+1 증정 이벤트만 잔뜩 준비했었죠.

강주형 아나운서▷ 블랙 프라이데이 말만 듣고 본래의 그 블랙 프라이데이의 쇼핑이겠거니 기대를 품고 찾아간 사람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겠어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마치 거리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점포정리 세일과 다를 바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몇 년 묵은 재고상품에 상설할인매장보다 못한 가격이니 소비자들은 속은 기분이 들 수밖에 없었죠.

강주형 아나운서▷ 기다려 온 세일인 만큼 사려던 품목도 있을 것이고. 기대도 컸을 텐데.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겠어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의 대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캐나다구스와 몽클레어는 찾아 볼 수도 없었고요. 일부 매장에서 파는 제품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때 살 수 있는 가격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그리고 여기서 문제는 소비자들만 속은 게 아니라는 건데요. 유통업체들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인 것 같아요.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정부의 주도로 급하게 진행된 행사다 보니 예상치 못한 피해 역시 생겼는데요. 편의점들은 많은 증정행사로 인해 갑자기 재고가 늘어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고요. 대형마트 역시 의무휴업일 조정 문제로 난감해했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말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강주형 아나운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는 소비자에게도, 참여업체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행사였네요. 기자님, 어떤 점을 보완해야 내년 행사는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조규봉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바꿔야 합니다. 일단 실속있는 세일 마케팅으로 내수 경기를 회복하고 외국인 관광객들 유치를 도모하겠다는 정부의 취지를 잘 살려야 하고요. 소비자의 소비 패턴과 흐름을 잘 파악해 시기를 잡는 일도 중요하겠죠. 무엇보다 유통업계가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야 하겠고요.

강주형 아나운서▷ 네. 오늘 호시탐탐에서는 여기저기 상처만 남기고 끝난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의 실상에 관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파격적인 할인율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정기세일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실제 할인율을 보였고요. 충분한 준비 기간 없이 행사를 준비해야 했던 유통업체들의 불만 역시 넘쳤는데요. 내년 행사는 보다 더 철저한 준비로 계획되길 바라봅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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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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