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대학교수들이 올 한해를 되돌아보는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의 대학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이 넘는 524명(59.2%)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혼용무도는 ‘ 마치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는 뜻으로,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가리켜 말한 것으로 해석된다.
‘혼용무도’는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한 말로,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과 용군을 합친 말이다. ‘무도’는 사람이 걸어야 할 정상적인 궤도가 붕괴된 야만의 상태를 의미한다.
즉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의 실정으로 나라 전체의 예법과 도의가 송두리째 무너져버린 상태를 뜻하는 것.
혼용무도 다음으로 많은 교수들이 선택한 올해의 사자성어는 ‘사시이비(似是而非)’로, 모두 127명(14.3%)이 선택했다. 사시이비는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이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나 사실은 틀린 경우에 쓰는 말이다. 공정, 객관 등으로 묘사되는 정부의 각종 정책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현실을 비판했다. 이외에도 3위에는 ‘갈택이어(竭澤而漁)’가 121명(13.6%)의 지지를 받았다.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말로, 목전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세태를 꼬집는 의미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한 해를 사자성어로 풀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혔다.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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