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대형마트·소셜커머스 ‘1원 전쟁’… 현명하게 소비하는 법

[봉기자의 호시탐탐] 대형마트·소셜커머스 ‘1원 전쟁’… 현명하게 소비하는 법

기사승인 2016-03-08 11:49:55



김민희 아나운서▷ 봉기자의 호시탐탐 시작합니다. 조규봉 기자, 어떤 내용이 준비돼 있나요?

조규봉 기자▶ 대형마트가 온라인 몰에 비해 비싸다는 건 고정관념이자 기정사실인데요. 이제는 달라졌습니다. 시장 판도를 바꾸기 위해 대형마트가 온라인 채널을 상대로 최저가 전쟁을 선포했거든요. 일부 품목을 온라인 유통 업체들보다 더 싸게 팔면서 가격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인데요. 과거 10원 단위 가격 경쟁이 1원 단위로 더욱 치열해졌고요.
동종업계 간 싸움에서 온, 오프라인 업계를 넘나드는 경쟁으로 유통 전쟁의 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중간에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요. 오늘 호시탐탐을 통해 관련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일단 최저가 전쟁에 대한 설명부터 필요할 것 같아요. 봉기자, 그럼 대형마트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서 가장 싸게 파는 정책을 세웠다는 건가요?

조규봉 기자▶ 네. 그렇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이마트인데요. 유아 기저귀를 온오프라인 통틀어 최저가에 판매하겠다고 선포했고요. 실제로 다른 대형마트에 비해서 최대 35%, 소셜 커머스와 같은 온라인 채널에 비해서는 최대 15%가량 가격을 낮춰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분유 제품 역시 대형마트 대비 최대 39%, 온라인 채널 대비 최대 35% 싸게 내놨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다른 상품도 많은데, 기저귀와 분유를 가격 경쟁의 신호탄으로 내세운 이유가 있을까요?

조규봉 기자▶ 두 물품 모두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마트에서 사면 무겁고 또 가져오기도 불편하니까요. 일단 그런 소비자들을 먼저 잡겠다는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이유가 있었군요. 그럼 이마트의 시작 이후 다른 대형마트들은 어떤가요? 다들 가격 경쟁을 시작했나요?

조규봉 기자▶ 그럼요. 발 빠르게 시작했습니다. 일단 롯데마트가 남양 임페리얼XO 분유 제품에 대해 상시 최저가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고요. 그 후 이마트가 다시 또 분유 최저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롯데마트도 최저가인 이마트 가격에 맞추면서 최저가 정책을 이어갔죠. 홈플러스는 아직 동참하지 않은 상황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은 이미 불이 붙은 것 같은데요. 실제로 얼마나 팔렸나요? 판매량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판매량을 살펴보면요. 이마트의 경우, 3일간 기저귀를 2만 1000여 개 정도 판매했습니다. 2014년 세운 3일 최대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록이죠. 일주일 판매물량으로 기저귀 5만 개 물량을 준비했는데, 5일 만에 3만2000여 개를 넘어섰으니 예상 물량을 채울 수 있는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판매량 면에서 보면 일단 성공이네요.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사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새로운 일은 아니잖아요. 몇 년 전 삼겹살 가격 전쟁도 있었고요.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2010년에 대형마트들이 삼겹살과 라면 등의 값을 경쟁적으로 10원씩 내렸었죠. 하루에도 몇 차례씩 최저가 업체가 뒤바뀌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는데요. 그런 경쟁이 과열되면서 삼겹살 값은 2주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잠시 싼 가격에 삼겹살을 사먹을 수는 있었지만, 나중에는 원래보다 가격이 더 올라버렸죠. 그리고 삼겹살을 사기 위해 찾은 마트에서 다른 불필요한 지출도 많이 하게 되었고요. 결국 피해를 본 건 소비자들 뿐 인데요. 또 이런 가격 경쟁은 대형마트만의 이야기가 아니잖아요. 소셜의 경우도 그야말로 전쟁이 벌어졌었죠?

조규봉 기자▶ 네. 그럼요. 2013년 소셜 커머스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서 경쟁이 치열해졌죠. 티몬이 쿠팡과 위메프보다 비쌀 경우 차액을 100% 돌려준다고 발표했고요. 바로 다음날 위메프가 차액에다 10%를 더 돌려주는 최저가 보상제를 내세웠는데요. 그런 식으로 가격 경쟁은 계속되었죠.

김민희 아나운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소셜 측 상황도 알려주세요. 대형마트가 전쟁을 선포했다면, 소셜도 그에 맞는 대응에 나서야 하잖아요.

조규봉 기자▶ 가만히 있을 리가 없죠. 소셜 커머스 업체들도 반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일단 기저귀와 분유는 소셜의 핵심 전략 상품이거든요. 실제로 이마트가 하기스 매직팬티 대형을 장당 309.8원에 팔겠다고 발표한 후, 쿠팡은 같은 제품의 가격을 바로 조정했습니다. 기존 313원에서 310원 수준으로 낮췄죠.

김민희 아나운서▷ 일단 쿠팡부터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군요. 티몬과 위메프와 같은 다른 업체들은 어떤가요? 최저가 경쟁에 가세했나요?

조규봉 기자▶ 네. 이마트의 가격 정책 발표 일주일 후, 티몬과 위메프도 최저가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습니다. 티몬은 생필품 판매 코너인 슈퍼마트에서 4만 원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6000원의 추가 할인 쿠폰을 증정하고요. 위메프도 물품 직접 매입, 판매 서비스인 위메프 플러스를 통해서 기저귀와 분유 등 최저가 상품을 늘려가겠다고 밝혔습니다. 티몬의 경우, 가격 관리 전담팀까지 둔 상태인데요. 주요 유통채널의 생필품 일별 가격조사를 통해 계속 최저 가격을 유지할 방침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일단 소셜 커머스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오프라인보다 우위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요. 저는 사실 이 가격이 맞춰진다는 게 더 신기해요. 오프라인 매장 제품의 경우, 매장 임대료도 포함돼야 되고 인건비도 더 들고, 아무래도 온라인에 비해 여러 가지 추가 비용이 들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격 인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최저가를 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네요. 봉기자, 이 전쟁을 시작한 대형마트의 속내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대체 최저가 정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든 궁극적인 이유는 뭔가요?

조규봉 기자▶ 그건 대형마트들이 자신들의 자리가 위태롭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미 유통시장의 중심 자체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위주로 바뀌고 있거든요.

김민희 아나운서▷ 온라인 시장이 단기간에 크게 성장했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오프라인 시장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있는 만큼, 그 벽은 절대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보네요?

조규봉 기자▶ 그럼요. 실제로 이미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월평균 판매액을 보면, 온라인 쇼핑이 4조 5000억 원이었거든요. 대형마트는 4조 원을 약간 넘겼고요. 온라인 쇼핑이 대형마트를 역전한 것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정말요? 이미 판매액 면에서 온라인 쇼핑이 대형마트를 넘어섰네요. 그래서 위기를 느낀 대형마트가 최저가 정책이라는 카드를 내세운 것이군요?

조규봉 기자▶ 네. 온라인 채널의 시장 확대가 대형마트에는 위기가 되었고요. 그래서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이런 전쟁을 시작한 것이죠. 또 어디서 사나 가격은 비슷하다고 가정할 경우, 대형마트는 연계 서비스나 편의시설을 강점으로 내세울 수 있으니까요. 아무래도 유리할 수 있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럼 앞으로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대형마트는 계속 가격을 낮추고, 소셜 커머스 역시 그 가격에 뒤지지 않으려고 경쟁하는. 그런 형태가 지속될까요? 앞으로 또 어떤 상품을 최저가로 판매할지도 궁금해요.

조규봉 기자▶ 아마 당분간은 그렇게 할 것 같습니다. 문제는 현재 기저귀나 분유 정도로 국한된 상품 군이 앞으로 얼마나 더 확대되느냐 인데요. 대형마트의 1차 최저가 대상은 기저귀와 분유였잖아요. 물론 아직 구체적인 상품 군이 정해지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부피와 무게, 사용 빈도, 파급효과 등을 고려할 때 생수, 화장지, 세제가 다음 최저가 품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온라인 몰에서 주력으로 밀고 있는 생필품을 타겟으로 삼겠다는 것이죠. 봉기자, 그런데 일단 대형마트와 소셜 커머스가 최저가 경쟁을 한다는 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죠? 원래 사던 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으니까요.

조규봉 기자▶ 여기에도 함정은 있습니다. 바로 그런 최저가 상품이 바로 미끼상품이라는 건데요. 우리가 대형마트를 갔을 때, 어떤 한 가지 품목만 사서 나오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여러 가지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사게 되죠. 그러니까 사실, 미끼상품으로 유입된 고객들이 그 곳에서 얼마나 추가 소비를 할지 그 여부가 관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그러게요. 기저귀는 싸게 샀지만, 다른 물건들은 오히려 더 비싸게 살 수도 있고요. 또 괜히 불필요한 소비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죠.

조규봉 기자▶ 맞습니다. 각 업체들이 마진 없이 판매하거나 역마진을 감수하고 내놓는 대신, 얼마나 추가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유통업계 가격경쟁의 관건이니까요. 그래서 소비자들의 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네. 대형마트와 소셜 커머스의 최저가 경쟁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유통업계의 최저가 전쟁이 1원 단위로 치열해진 이 상황 속에서, 이번 가격 경쟁이 미끼 상품을 통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아야 하겠고요. 소비자 역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현명한 소비를 하는 태도가 필요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호시탐탐이었습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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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봉 기자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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