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줄 막힌 건설사, 사옥 매각 '러시'…전망은 '흐림'

자금줄 막힌 건설사, 사옥 매각 '러시'…전망은 '흐림'

기사승인 2016-08-08 18:05:00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잇따라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오피스빌딩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만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삼성엔지니어링이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사옥 매각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사옥 건립 및 운영을 위해 설립했던 특수목적법인(SPC) 피에스아이비(PSIB) 채무 3567억원을 전액 인수했다. 이 채무는 포스코건설 사옥을 짓기 위해 끌어왔던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이다. 포스코건설은 회사 보유현금으로 해당 채무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에 대한 소유권을 넘겨 받은만큼 송도사옥 매각을 통해 채무 상환 비용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작년 10월부터 장부가 3500억원 규모 서울 강동구 상일동 사옥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사옥매각이 지지부진하자 박중흠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옥 A~C동 중 B동을 임대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실제 최근 B동에 근무하던 조달본부 등 일부 부서가 다른 동으로 옮겨진 것으로 전해졌다.

올 상반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기존 서초동 사옥을 떠나 판교 알파돔시티에 새 둥지를 틀었다. 그룹 차원에서 사옥 재배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부문이 입주했던 서울 강남구 서초사옥 B동을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사옥 매각 방식은 세일앤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일앤리스백은 사옥 매각시 주로 추진하는 방식이며, 사옥을 매각한 후 기존 사옥이나 다른 사옥에 전세로 들어가는 형태다.

이처럼 건설사들은 기존에 입주한 사옥매각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은 물론, 유동성까지 확보하려는 계산이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013년 도이치자산운용에 신문로 사옥을 3900억원에 매각했다. 이를 통해 대우건설은 1000억원을 웃도는 매각 차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GS건설도 남대문 사옥을 베스타스자산운용에 1700억원에 팔았다. 현재 종로구 청진동 그랑서울을 본사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랑서울도 GS건설의 소유였지만 국민연금에 1조2000억원에 매각하고 임대로 사용하고 있다.

앞서 두산건설도 논현동 사옥을 1440억원에 매각했고 SK건설 역시 관훈동 사옥을 매각하며 두둑한 현금을 챙겼다. 올 들어서는 지난 1월 한화건설이 서소문사옥을 하나자산운용에 360억원에 매각 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앞 다퉈 사옥 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높은데다 그동안 시장에 나온 사옥 매물도 많아 건설사의 사옥 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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