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었어?] YG의 변화 블랙핑크· 프로듀서로 돌아온 준케이· 새롭고 강렬한 빅스

[어떻게 들었어?] YG의 변화 블랙핑크· 프로듀서로 돌아온 준케이· 새롭고 강렬한 빅스

기사승인 2016-08-17 12:40:50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하루에도 몇십장의 앨범이 쏟아진다. 대한민국 가요계는 바야흐로 앨범 범람 시대. 그중 화제가 되는 앨범을 듣고 리뷰해 본다. 8월 셋째 주 주인공은 각양각색의 아이돌 블랙핑크, 준케이,빅스다. 

블랙핑크 ‘스퀘어 원(SQUARE ONE)' 2016.08.08 발매 : 소문만 무성하던 YG엔터테인먼트의 신인이 드디어 데뷔했다. 데뷔싱글에 수록된 두 곡 모두 오랜만에 YG의 스타 프로듀서 테디가 작업했다. 

YG에서 나오는 걸그룹인데다가 프로듀서가 테디인 만큼 2NE1과의 비교를 피하기는 힘들다. 투애니원 데뷔 때와 비교하자면 곡의 완성도는 떨어지지 않으나, 임팩트가 작다. ‘휘파람’과 ‘붐바야’ 두 곡 모두 리듬 의존도가 높은데, 이 두 곡을 더블 타이틀로 내세운 것은 그만큼 무대에서 보여줄 것이 많다는 자신감으로 읽힌다. 한편으로 YG의 변화가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이제 YG도 음악만으로 승부하기보다 보여주는 음악을 하려는 것일까.

음악적으로 매너리즘이 느껴지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이미 들었던 YG의 음악들이 블랙핑크의 앨범에서도 재차 반복된다. 리듬과 멜로디는 모두 훌륭하지만, 이미 많이 들어왔던 패턴이 신인의 앨범에서도 나오니 새로운 것을 기대했던 청취자에겐 지루하다. 물론 기존의 YG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장점일 것이다.

준케이 ‘미스터 노러브(Mr.No♡)’ 2016.08.09 발매 : 자신의 앨범을 모두 자신의 곡으로 채우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컨트롤해서 완전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은 아티스트 본인에게 몹시 뿌듯한 일이다. 준케이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이 앨범 전반에서는 준케이의 뿌듯함이 청자에게 다소 과하게 와닿는다.

전체적으로 곡의 수준은 높고 좋지만 발매 시기가 다소 아쉽다. 지금 듣기에는 익숙한 코드 진행, 멜로디, 편곡으로 구성돼 새로운 부분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음악적 시류에 맞춰 조금 더 빨리 나왔다면 훨씬 새롭게 들렸을 것이고, 프로듀서 준케이의 기반은 더 단단해졌을 것이다.

빅스 ‘하데스(Hades)' 2016.08.12 발매 : 빅스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 ‘하이드’ 등 강렬한 노래와 콘셉트로 인지도를 얻은 그룹이다. 밝은 곡으로 활동했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힘을 받지 못했던 탓일까. 이번 앨범은 빅스가 잘하는 것들로 꽉 채워져 있다. 한 번 더 도약하겠다는 빅스의 야심이 느껴진다.

타이틀곡 ‘판타지(Fantasy)'는 여태까지 빅스가 해왔던 강렬한 음악들과는 다소 성향이 다르고 멜로디나 짜임새, 편곡 모두 훌륭하다. 특히 이 곡에서 돋보이는 것은 두 보컬의 역량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 중 메인 보컬이 둘 이상인 팀은 찾아보기 쉽다. 그러나 그 보컬들의 궁합이 잘 맞는 그룹은 찾기 힘들고, 빅스는 그 중에서도 비교적 훌륭하게 보컬의 밸런스가 맞는 팀이다. ‘판타지’는 유독 메인 보컬 조합의 시너지가 잘 드러나는 곡이다. 

하지만 ‘판타지’는 아이돌 그룹 타이틀이라는 미명 하에는 다소 거창하다. 또 빅스인 듯 아닌 듯 빅스 같은 색을 가졌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단점으로도 읽힐 수 있다.

앨범 수록곡 또한 여태까지 빅스가 해왔던 음악에 새로움이 더해져 빅스 같지 않지만, 빅스 같은 곡들이다. 이전 앨범 수록곡에 비해 각 곡의 완성도가 좋고 곡 구성도 좋아 싱글앨범보다 미니앨범이었어도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아직 빅스의 이러한 변화는 오랫동안 빅스의 노래를 들어온 이들에게는 영 낯설게 느껴진다. 자신들의 색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던 멤버의 자작곡이 이번 앨범에 빠진 것도 아쉽다.

★ 김땅콩의 어떻게 들었어? : 다수의 기획사, 공연 A&R팀을 거쳐 작곡을 업으로 삼고 있는 김땅콩(예명, 32)이 가요계 최신 앨범을 리뷰합니다. (정리·인세현 기자)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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