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소설가 장강명의 첫 에세이 ‘5년 만에 신혼여행’이 출간됐다. 이 책은 짧게 말하면, 소설가 장강명의 뒤늦은 신혼여행 이야기다. 길게 말하면, 소설가 장강명이 2014년 11월 HJ와 3박 5일로 보라카이에 신혼여행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다. 그리고 제대로 말하면, 한국에서 자라서, 자신이 희망하던 것들 앞에서 좌절하고, 번번이 부모와 부딪치고, 미래에 대한 기대와 실망을 번갈아 하던, 그리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르게 대학에서 HJ를 만나 사랑의 여러 빛깔을 경험하고 있는 우리와 하나도 다를 것 없는 한 남자 장강명의 이야기다.
“여행을 갈 때 들고 가는 책은, 가벼우면서도 진도 안 나가는 물건이 최고다. 글이 너무 재미있고 감동적이면 여행의 감흥이 반감된다. 내가 강력히 추천하는 여행용 서적은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이다. 얇은데 정말 더럽게 지루하다. 여행 중에 이 소설을 읽으면 여행의 재미가 틀림없이 배가된다. ‘내가 어디에 있건 더블린에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이 절로 드니까.” (p.62)
저자는 3박 5일간의 신혼여행을 하며 자신의 청춘, 연애, 결혼, 그리고 결혼 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늘어놓는다. 별 희망이 안 보이던 자신에게서 어떻게 희미한 무언가를 건져냈는지, 첫사랑, 첫 섹스, 첫 직장 생활 같은 것들에서 어떻게 벗어났는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HJ와 어떻게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지, 그리고 끝내 한국을 떠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지. ‘5년 만에 신혼여행’은 연애와 결혼, 가족, 인생에 대한, 그리고 그 모든 것들에 굴복하지 않은 채 살아온 저자의 인생 분투기라고 해도 된다. 그런데 저자는 왜 5년 만에 신혼여행을 떠나야 했을까.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사 /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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