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정부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강남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비(非)강남권 부동산 시장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청약시장은 강북과 수도권 등 비강남권에 수만명이 몰리고 수천 가구가 단기간에 완판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인기 지역에서는 '시세 상승'에 대한 기대 속에 수만명에 달하는 청약자들이 몰려 들고 있다.
서울 마포 '신촌숲아이파크'(신수1구역 재건축)에는 1순위 청약 모집이 시작되자마자 하루 만에 2만9545명이 접수했다. 이는 '송파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4만1908명)와 강동 '고덕 그라시움'(고덕주공 2단지 재건축·3만6017명)에 이어 2010년 이후 서울 지역을 통틀어 세 번째로 많은 청약가 몰린 것이다.
최근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고덕 그라시움'(2010가구), 경기도 의왕 '의왕 장안지구 파크 푸르지오'(1068가구)는 모두 계약 나흘 만에 다 팔렸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청약을 진행한 '안산 그랑시티자이'는 아파트 1순위 342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 1738건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평균 9.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140㎡ 펜트하우스는 2회차 청약에서 4가구 모집에 403건의 청약이 몰려 100.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1순위 청약에서 163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 501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27.5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도권2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한창 분양 물량이 쏟아지고 있는 경기 화성 동탄 '동탄 더샵 레이크에듀타운'에는 5만명이 넘는 청약자(일반모집 1120가구)가 몰리면서 일대에서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다치 기록을 세웠다. 인천 '힐스테이트레이크 송도2차' 역시 1만명에 달하는 청약자(일반모집 741가구)가 찾아들었다.
정부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강남권 등 일부 지역에 대한 선별적·단계적 규제책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이번에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으로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청약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강남권 풍선효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강남 재건축 시장을 옥죄는 대책을 내 놓으면 오히려 비수도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며 "비강남권의 비정상적인 과열양상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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