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잇단 금융대출 강화 이중고…부동산 시장 '돈맥경화' 걸리나

정부 잇단 금융대출 강화 이중고…부동산 시장 '돈맥경화' 걸리나

기사승인 2016-11-30 17:20:18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금융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침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1ㆍ3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주택시장 전반이 위축된 가운데 내년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도 도입하기로 결정되면서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1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투자 수요를 억제하고 아파트 집단 대출 중 잔금 대출에 대해 분할 상환 원칙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주택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아파트 매매가격이 관망세로 돌아섰고, 재건축 시장 역시 수요 감소로 하락폭이 커졌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11월 4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7주 만에 보합을 나타냈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매매가격이 일제히 하락했고 재건축 시장도 사업 추진 제동 및 수요 감소로 금주 0.25% 떨어지며 하락폭이 깊어졌다.

서초(-0.20%), 강동(-0.13%), 송파(-0.06%), 강남(-0.01%) 순으로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실례로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경남, 신반포(한신3차) 등의 시세가 3000만원에서 6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는 지난 24일 집단대출과 상호금융권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 및 최근 금리상승에 대응한 보완방안 추진'을 발표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부동산 경기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2금융권에 대해서도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었다. 

이번 대책의 타깃은 아파트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이다. 아파트 분양에 당첨되면 2~3년 뒤 입주까지 계약금, 중도금, 잔금을 차례로 납부하게 되는데 잔금을 납부하기 위한 잔금대출에 대출심사를 대폭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처음부터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한다. 대상은 내년 1월 1일 이후 분양하는 사업장에 적용된다.

그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아파트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급증하는 집단대출을 잡지 않고선 가계부채 증가세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는 부동산 시장 침체를 우려해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대출규제를 극도로 꺼려왔지만 최근 집단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택공급을 지원하는 중요한 방법인 잔금대출에 새로운 금융규제를 도입하면 부동산 경기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건설업계도 이번 대출 규제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가 고스란히 부동산 시장에 전가될 것으로 보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형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금융규제를 도입한 것은 돈 줄을 옥죄는 것 아니냐"며 "잔금대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고 결국 돈이 돌지 않으면 기존 주택 시장도 수요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규제에 이은 추가적인 수요억제 방안이어서 그 충격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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