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아나운서 > 이연진 기자와 함께 하는 톡톡 부동산입니다. 오늘도 이연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연진 기자 > 네. 안녕하세요. 이연진 기자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반갑습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으로 함께 할까요?
이연진 기자 > 11.3 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서울을 포함한 규제 대상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가 한 곳도 없을 정도로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고요. 강남 재건축 역시 가격을 내린 채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 될 정도입니다. 또 분양을 하려다 미루는 단지도 상당히 많은데요. 부동산 빙하기가 오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 시장 분위기는 어떤지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호황을 누리던 부동산 시장이 11.3 대책 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군요. 이연진 기자, 11.3 정책이 대체 어떤 대책이기에 이렇게 바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 건지 부터 알려주세요.
이연진 기자 > 네. 주택 투자 수요 편중이 심해지며,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과열 양상이 나타나자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11.3 대책인데요. 분양 시장에서 단기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 수요를 차단해 시장 온도를 낮추자는 게 주 내용이고요.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나온 주택 수요 제어 정책입니다. 서울과 경기 일부, 세종시와 부산 등 37개 지역에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와 1순위 청약 조건 강화가 주요 내용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이제 대책 이후 어떤 변화들이 나타났는지, 시장의 변화를 살펴볼 텐데요. 먼저 분양 시장이에요. 이연진 기자, 분량 물량에도 변화가 생겼나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분양 물량이 거의 반 토막이 났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실제로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과 수도권 분양 예정 물량이 6000가구 가량 줄었습니다. 당초 35곳. 2만 4642가구에서, 대책 발표 후 1주일 만에 23곳 1만 8453가구로 6189가구가 줄어든 거죠.
김민희 아나운서 > 그 이유는요?
이연진 기자 >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재건축, 재개발 등의 정비 사업은 기존 건축물을 100% 철거해야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분양 보증서를 발급하도록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 연기 단지들이 속출했기 때문입니다. 또 전매 제한 강화, 1순위 청약 제한, 최대 5년 재당첨 금지 등 청약 조건 규제 강화로 인한 투자 수요 위축을 우려해 분양을 연기한 단지도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6000여 가구가 줄었다니, 분양을 연기한 단지가 상당한 건데요. 구체적으로 어느 단지의 분양이 미뤄졌는지 알려주세요.
이연진 기자 > 서울에서만 10곳. 4491가구가 감소했는데요. e편한세상 염창 499가구,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1028가구, 공덕 SK 리더스 뷰472가구,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1531가구, 연희파크 푸르지오 396가구 등은 분양 계획을 모두 연기했고요. 경기에서도 2곳 1698가구가 분양을 미뤘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11.3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사들이 일단 분양 일정을 연기하고,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건데요. 그럼 서울에서 신규 청약 일정에 들어간 일반 분양 아파트는 전혀 없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네. 11월 셋째 주에 모델하우스를 신규 청약 일정에 들어가는 물량은 서울에 한 곳의 아파트도 없고요. 오피스텔 3곳, 뉴스테이 1곳 뿐 입니다. 1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신규 분양 시장이 사라진 것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초 계획보다 분양 물량이 6,000여 가구나 감소한 이유가, 건설사들의 눈치보기 뿐인가요 아니면 다른 이유도 있나요?
이연진 기자 >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기존 건축물을 100% 철거해야만 분양 보증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도 이유인데요. 실제 그 이유로, 아현뉴타운 마포로6구역을 재개발하는 공덕 SK리더스뷰와 미아9동 주택가를 허물고 짓는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해 분양 일정이 밀렸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그리고 갑자기 대책이 발표되면서, 그 바뀐 내용을 다시 적용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렸을 것 같아요.
이연진 기자 > 그렇죠. 주택도시보증공사는 11·3 대책의 규제를 적용하기 위해 보증서 발급 업무를 잠정 중단했다가,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15일부터 발효됨에 따라, 분양 보증 발급 업무를 재개하고 있는데요. 정책의 실효성 측면을 고려해 규칙 개정 전까지 정부가 지정한 조정지역에서 등장하는 사업지 분양승인이 어렵다며. 한동안 건설사의 보증 승인을 거부했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분양을 앞두고 있던 건설사들에게 날벼락과 같은 소식이었을 텐데요. 원래 분양에 앞서 분양 보증은 필수인 거죠?
이연진 기자 > 네. 분양 보증은 분양 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되는 경우, 당해 건축물의 분양의 이행 또는 납부한 분양대금의 환급을 책임지는 보증 제도라서요. 건설사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아야 지자체에 분양 승인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원래 분양을 계획했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 보증을 받지 못해서 일정을 미룬 단지들도 있겠어요.
이연진 기자 > 네. 동탄2신도시 중흥S-클래스 에코밸리와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현대산업개발이 송파구 풍납동에 분양하는 잠실올림픽 아이파크 등이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서울과 수도권 분양 상황부터 살펴봤는데요. 많은 곳의 분양 일정이 미뤄지고 있어요. 이어 지방 상황도 알아볼게요.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정부가 주택 대책을 발표한 이후, 비수도권 단지의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또 경쟁률도 낮아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청약 미달 사태요? 어느 지역에서 특히 심한가요?
이연진 기자 >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강원도 동해 아이파크는 특별공급을 제외한 청약 1순위에서 451가구 모집에 총 353명이 신청했습니다. 평균 경쟁률은 0.7대 1. 총 4개 주택형 중 한 곳을 제외한 3곳이 청약 미달했죠. 잔여 물량은 전체 분양 가구의 36.8%인 166가구고요. 결국 이 물량은 청약 2순위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습니다. 또 같은 날 선보인 신일의 전남 장흥 코아루 해피트리는 374가구를 분양했지만, 청약자는 5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렇게 청약 미달로 남은 369가구는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갔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거의 1순위 마감인데, 지방에서는 2순위 청약으로 넘어가는군요. 그렇게 2순위 청약으로 잔여 물량이 채워지게 되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나는지 궁금해요. 무슨 문제가 생기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2순위자는 청약 통장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다 보니, 계약률이 절반을 밑도는 게 일반적입니다. 효성이 경북 구미에서 분양한 구미 강변뉴타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청약 1순위에서 188가구 분양에 185가구가 미달했고요. 2순위 청약으로 잔여물량을 채웠지만, 결국 계약률 부진을 피할 수 없을 전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앞으로 지방의 주택 시장은 어떻게 전망되고 있나요?
이연진 기자 > 지방 주택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란 심리가 작용하고 있습니다. 투자 심리 약화로 주택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인데요. 주택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입지와 단지 브랜드, 개발 호재에 따라 청약 결과가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 11.3 대책으로 주택경기가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아무래도 실수요자들도 청약에 신중한 분위기군요.
이연진 기자 > 네.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여, 지방 물량은 시장 분위기를 보고 분양에 나설 계획입니다. 현재 지방에서 조기 완판이 쉽지 않아, 미분양 가구가 늘어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네. 11.3 대책 후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지방의 시장 분위기를 살펴봤는데요. 그리고 부동산 열풍의 중심지였던 서울 강남의 아파트 재건축 단지 이야기를 안 할 수 없어요. 이연진 기자, 어떤가요? 웬만한 정책에는 끄떡도 하지 않을 것 같은 강남 재건축 단지들도 영향을 받았나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지난 3일 부동산 안정화 대책 발표 뒤부터 급매물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요. 1년 넘게 초강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 개포동, 반포동 일대의 재건축 단지도 한 달 새 매도 호가가 3000만원에서 4000만원 하락했습니다. 문제는 그렇게 호가. 즉 부르는 값은 벌써 수천만 원이 떨어졌는데도 사겠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것은 33주 만에 처음 있는 일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강남권이 투기 수요 억제의 주요 타겟으로 지목되어 그런 것 같은데요. 현재 거래 자체가 끊긴 건가요?
이연진 기자 > 네. 서울 강남 4구인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는 매수 문의가 끊기고 거래가 사실상 올스톱됐는데요. 한국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7일 기준으로 서초구 아파트 값은 한 주 새 0.03%, 강남구는 0.02% 각각 하락했습니다. 호가가 떨어지고 급매물이 나오는 단지가 늘고 있는 상황이죠. 강남구 개포동 주공 1단지 전용 41㎡형은 지난 달 10억 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9억 95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갔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재건축 시장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개포동 주공 아파트의 가격도 내려갔군요. 그럼 송파 쪽 상황도 마찬가지인 건가요?
이연진 기자 > 그렇습니다. 특히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는 층수 제한이라는 내부 악재까지 터졌는데요. 최고 50층 높이로 재건축하려는 재건축 조합의 계획에, 서울시가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제동을 건 것입니다. 당연히 호가는 급락했고요. 전용면적 76㎡형의 경우, 3주 새 1억 8000만원 떨어진 13억 5000만 원 대 급매물이 나온 상태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호가도 떨어지고, 급매물이 나오고 있는 강남 재건축 단지들. 그렇게 급매가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연진 기자 > 아니요. 서울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이른바 강남 4구에서 11월 14일을 기준으로, 11월 들어 계약을 맺은 뒤 신고 된 재건축 아파트 거래는 단 1건에 불과합니다. 6억 3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진 강동구 상일동 주공 6단지 전용면적 55.44㎡ 뿐이었는데요. 상일동에서 지난달에만 20건의 재건축 아파트 매매 계약이 맺어졌던 걸 감안하면, 급격한 변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가격도 떨어졌고, 또 급매물이 나오면 바로 거래가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군요. 이연진 기자, 대체 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건가요?
이연진 기자 >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어, 거래가 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 8월 전용 84.43㎡가 14억 원에 팔렸지만, 지금은 13억 원 매물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는데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13억 원 정도면 사겠다고 하던 이들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식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군요. 강남 지역의 재건축 아파트들은 일단 휑한 분위기인데요. 그러 강남 4구 내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는 어떤가요? 마찬가지인가요?
이연진 기자 > 얼어붙긴 마찬가지입니다. 서초구에서는 서초동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S의 입주권이 1건 거래되긴 했지만,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신반포자이,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 등에서는 11.3 대책 이후에는 거래 신고분이 없었습니다. 지난 10월에만 30건의 분양권 전매가 이뤄진 송파구 가락시영 재건축 헬리오시티 역시 11월 들어서는 실거래 사례가 신고 되지 않았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그럼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어떤가요?
이연진 기자 > 강남에서도 재건축 대상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대책 전만은 못해도, 거래가 아예 끊기지는 않고 있습니다.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경우, 지난 11월 7일, 전용 84.93㎡에 26층인 아파트가 15억 4500만원에 거래됐고요. 반포자이의 경우도 계약이 신고된 사례는 없지만, 전용 84㎡가 16억 원 안팎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역삼동 래미안역삼 전용 80.87㎡ 역시 지난달 거래된 시세와 큰 차이가 없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 강남권에서 인기 있는 단지들은 대책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군요.
이연진 기자 > 네. 반포자이나 래미안퍼스티지 같은 인기 단지는 대책 영향을 받지 않고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주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가 끊기며 가격이 내린 것과는 다른 모습이죠.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살펴보니 11,3대책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모습인데요. 부동산 대책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이 한파가 어디까지 번져갈지 궁금해요. 이연진 기자,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연진 기자 >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시장이 겨울 비수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지금보다 부동산 시장이 더욱 둔화될 수 있습니다. 경기도 의왕 등 서울과 인접한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현재는 시장을 이끌었던 강남 등 선도주들이 주춤한 상황이라, 시장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 네. 위축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날지, 이 상황이 계속 유지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그리고 톡톡 부동산에서 전해드리는 내용은 점증된 내용이 아니니, 투자와 결정에 있어 참고만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이연진 기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