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양병하 기자] “헌정 사상 유례없는 일이 날마다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아직 건강하기 때문에 충분히 지금의 사태를 극복하고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사 출신으로 지난 4월 치러진 20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첫 입성한 백혜련(49·사진) 의원은 최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시국에 대해 줄곧 단호한 어조를 이어갔다. 백 의원은 “국민들이 각자 자리를 지키면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면 지금의 어려운 국면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 국민들은 IMF 위기도 세계가 놀랄 만큼 똘똘 뭉쳐 극복한 만큼 지금의 사태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믿는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지난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백 의원과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이다.
-의정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말 그대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친 것 같다. 특히 소속 상임위가 법사위, 운영위 두 곳인데 20대 국회 개원 이후 많은 사건과 문제가 불거졌다. 특히 법사위의 경우 이번 사태 이전부터 법조계 전관예우, 비리, 각종 게이트로 인해 많은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결국 현직 검사가 구속되는 등 법조계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컸다. 지금은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정말 한계점에 이르게 된 것 같다. 공수처 관련 법안을 당과 법사위 차원에서 많은 공을 들여 제출했고, 20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통과시키는 게 목표다. 검찰개혁에 있어 하나의 방점을 찍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
-검찰 출신인 만큼 검찰개혁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검사생활을 10년 이상 했다. 그동안 검찰은 정권과 밀착돼 있는 경향이 많았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논리가 작동하는 것은 꼭 검찰 조직만의 특징은 아니다. 국가 기관을 하나 없애고 만드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쨌든 검찰은 그동안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가장 큰 권력기관으로 이어왔다. 때문에 그 권한을 제한하고 분산시킨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그동안 여소야대 정국이 거의 없었고, 항상 야권이 소수였기 때문에 더 큰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 여소야대가 형성됐고, 국민들의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도 상당히 높기 때문에 검찰개혁을 추진하기에 가장 적기라고 판단된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조기대선이 확실한 것 같은데.
▷아직 당 차원에서는 전혀 대선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 대선과 탄핵을 결부시키는 순간 당리당략에 대한 지적과 함께 동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번 촛불민심에서 나타난 것은 단순히 대통령의 탄핵문제만이 아니다. 지난 10년간 쌓인 적개를 해소하자는 민심이 드러난 것이다. 청년실업, 교육문제 등 여러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한꺼번에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대선도 대선이지만, 앞으로 대한민국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당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대선을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선후보 입장에서는 이제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당 차원에서도 후보들을 검증하고, 당의 입장을 어떻게 가져 갈 것인가의 과정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최근 지역구 민심은 어떤가.
▷요즘 드라마 시청률보다 뉴스 시청률이 더 높다. 인터넷 실시간 검색에는 국회의원 이름이 상위에 랭크돼 있다. 국민들이 의지하고 기대는 곳이 국회와 행정부인데, 그 중 한 축인 행정부가 마비된 상태라서 그런 것 같다. 이제 국민들은 두 축 가운데 국회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지역구인 수원도 마찬가지다. 책임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의 사소한 문제에서부터 국정의 혼란을 빨리 전소시키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김대중정부에서 검사로 임용됐고, 이명박정부 때 사직을 했다.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검찰이 민주화되는 과정을 거쳤다. 전두환·노태우정부의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우리사회 전체에 민주화의 길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검찰도 마찬가지였다. 과거 권위적인 강압수사 등을 탈피해 국민들을 위한 사법기관으로서 검찰기구가 거듭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정치적 중립성을 점점 추구하고 있는 단계였는데, 이명박정부가 들어서면서 급격하게 퇴보했다. 당시 정말 많은 회의를 느끼다가 결국 사직을 결심했다. 사직의 글을 썼는데,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기자들의 전화도 끊이지 않았다. 국민들이 검찰에 대한 분노를 많이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이후 정치권에서 연락이 자꾸 왔다. 처음에는 여러 이유로 정치와 선을 그으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해 국회에서 역할을 해보면 좋겠다는 권유가 있었고, 고민을 하다가 영입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역구선거가 힘들진 않았나.
▷지역구선거가 이렇게 힘든 일인지 알았으면 아마 안했을 거다(웃음). 모르는 게 약이라 했던가. 몰랐기 때문에 지역구에 도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보람이 너무 크다. 주민들을 볼 때마다 용기가 생기고 희망을 선사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
-어려운 시기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국민이 바로 희망이다. 지금의 국면을 이끌어 온 것도 국민이고, 집회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이 대한민국을 이끌어가는 동력이다. 최근 방송에서 지금과 같은 난세에 영웅이 출연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도 중요하지만 국민이라는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는 시대다. 국민들이 보여준 성숙한 시민의식과 힘을 우리 정치권에서 잘 받아들여 정책과 비전으로 되돌려줘야 한다. 그 작업에 나부터 앞장서 열심히 하겠다.
-더불어민주당의 책임감도 클 것 같다.
▷굉장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제1야당으로서만 아니라 새누리당이 지금의 국면에서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당이 이끌어가야 한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잘못된 판단으로 정책을 내놓게 되면 국민 모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늦춰선 안된다. 그만큼 정말 중요한 시기다. 국방, 안보에서부터 교육문제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백혜련 의원>
-1967년 2월 17일 출생
-고려대 사회학과 졸업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제29기 사법연수원 수료
-수원지검, 대구지검 김천지청, 수원지검 안산지청,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 검사
-대구지검 형사3부 수석검사
-변호사백혜련법률사무소 대표
-現 제20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운영위원회 위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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