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사격 황제’ 진종오(38·KT)의 꿈과 목표가 사실상 좌절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사격연맹(ISSF)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진종오의 주 종목인 남자 50m 권총을 폐지하는 방안을 확정,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하기로 했다.
ISSF는 21~22일 이틀에 걸쳐 인도 뉴델리에서 집행위원회와 이사회를 열고 50m 권총, 50m 소총 복사, 더블트랩 등 남자 종목 3개를 폐지하는 대신 10m 공기권총, 10m 공기소총, 트랩 등 혼성 종목 3개를 신설하기로 했다.
ISSF는 이런 내용을 23일 홈페이지에 게재하며 “참가자들이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ISSF는 이번에 마련한 방안을 이달 안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할 계획이다. IOC는 올해 여름 안에 이번 개편안을 최종 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레가리오 바스께스 라냐 ISSF 회장은 “이번 결정이 우리 스포츠(사격)의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맹 산하 위원회는 이번 결정을 위해 오랜 기간 머리를 맞댔다”고 말했다.
이번에 폐지되는 남자 50m 권총은 진종오가 세계 사격 역사상 처음이자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종목이다. 그는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에 이어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남자 50m 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진종오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4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4연패에 도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목표 자체가 물거품이 돼버렸다.
ISSF는 IOC가 마련한 ‘아젠다 2020’에 포함된 혼성 종목 편성 장려 정책을 실현하고자 이런 개편안을 만들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남자, 여자 종목에 각각 금메달 9개, 6개가 걸려 있었다. 이번 개편안대로 라면 남녀 종목이 6개로 같아지고 혼성 종목이 새로 3개 생긴다.
이에 최근 진종오는 “남자 50m 권총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종목인데 왜 굳이 없애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안타까워 한 것으로 알려졌다.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