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최대 표 차이로 승리하며 보수가 설 자리가 없다는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이명박·박근혜’로 대표되는 보수정권은 9년 만에 막을 내렸다. 이번 정권교체는 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결집을 이끌어내지 못한 측면이 크게 작용했다.
▲지리멸렬 보수…콘크리트 지지층 외면
과거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콘크리트 지지층’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당에 대한 애착과 충성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19대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두 개로 쪼개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보수정당의 총 득표율은 30.8%다. 이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24%)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6.8%)의 득표율을 합한 수치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51.6%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20.8% 감소했다.
특히 대선 기간 홍 후보와 유 후보 간 단일화 실패는 선거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보수층의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 지역에서 표 분산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홍 후보는 대구에서 45.36%, 경북에서 48.62%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유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각각 12.60%, 8.75%의 표를 얻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도 대구 14.97%·경북 14.92%의 지지율을 얻어 표 분산 현상이 심화됐다.
반면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71만2346표를 획득, 지난 2012년 대선(71만2346표)에 비해 8만6653표를 더 얻었다. 보수정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야권·중도 성향 후보들에게 빠져나간 셈이다.
▲극심한 인물난…예상된 실패
보수가 극심한 인물난에 시달린 것도 문제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보수 정당은 ‘차기 대통령 후보’를 배출하지 못했다. 당내 계파 갈등이 지속되며 내부 결속은 느슨해졌다. 내부에서 인재를 찾지 못하자 외부 인사 영입에 주력했다. 그러나 이 역시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적임자를 찾지 못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흔들렸다. 지난 1월엔 반기문 전 UN 총장, 2월엔 안희정 충남지사, 3월엔 안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등 보수층의 선택은 급격히 요동쳤다. ‘개혁 보수’ 카드를 들고 나온 유 후보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결국 변화는 가져오지 못했다. 이번 대선에서 유 후보는 6.4%의 지지를 얻었다. 기대보다 낮은 득표율이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보수의 입지는 더욱 더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현 정권에서 보수정당이 보여주는 모습에 따라 국민의 지지도는 달라질 수 있다. 오는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재평가 기회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유찬열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정당이 국민의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권력투쟁을 자제해야 한다”며 “향후 보수가 보여주는 모습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의 향방이 좌우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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