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성민 팬 보이콧 선언에 담긴 의미… “우리는 호구가 아니다”

문희준-성민 팬 보이콧 선언에 담긴 의미… “우리는 호구가 아니다”

기사승인 2017-06-12 16:47:51


[쿠키뉴스=이준범 기자] 팬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연예인에게 팬들이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게 당연했던 시대가 끝나가는 분위기다.

최근 연이어 벌어진 팬들의 보이콧 선언은 팬 문화의 변화를 알린 결정적인 신호다. 문희준과 성민의 팬들은 각각 5월 20일, 6월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H.O.T 갤러리, 슈퍼주니어 갤러리를 통해 ‘문희준 지지 철회 성명서’와 ‘슈퍼주니어 활동 중지 요구 성명서’를 발표하며 자신의 뜻을 전했다.

두 사람은 연예계 활동 중 결혼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팬들은 결혼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H.O.T 갤러리 측은 발표한 성명서에서 문희준의 결혼 때문에 지지철회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후 “문희준이 군 제대 이후 대중의 평판이 회복되면서 겸손한 자세를 버리고 각종 부적절한 발언과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희준이 팬을 대하는 태도, 명백한 거짓말로 팬과 대중을 기만한 점, 무성의한 콘서트 퀄리티, 멤버 비하와 재결합 관련 경솔한 언행, 불법적 굿즈(팬 상품) 판매와 탈세 의혹 등을 거론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성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열애설에 이어 결혼 소식까지 알려진 상황에서 팬들은 성민에게 피드백을 요구했다. 하지만 성민이 팬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기사로 소식을 접하게 했다는 얘기다.

이어 팬들은 성민이 개인 블로그에 '한국 팬'이라는 단어를 금지어로 지정해놓고 차단한 행동, 팬들 사이에 퍼진 이야기에 대해 해명하지 않은 점, 입대 및 제대 이후 지속된 소통의 부재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자신들의 뜻을 전했다. 슈퍼주니어 갤러리 측은 “우리는 팬을 무시하는 발언과 행동을 이어온 성민을 더 이상 서포트 하지 않으며, 성민의 모든 연예활동과 이벤트에 보이콧한다”고 성민이 올해 슈퍼주니어 8집 컴백에 합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문희준은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문희준은 “한결같이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 여러분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 것 같아 송구스럽기만 하다”며 “사건의 대소, 사실관계를 떠나 팬 여러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다면 그건 분명히 저의 잘못이고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슈퍼주니어는 팬 간담회를 통해 논란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슈퍼주니어가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 산하 레이블인 레이블 SJ 측은 “오랜 시간 슈퍼주니어 활동을 기다려주신 팬 분들과 함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달 중순 이후 팬들과의 간담회 개최를 공지했다.

팬들의 목소리는 어느 날 갑자기 커진 것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JYJ 갤러리에서 성 추문에 휘말린 JYJ 박유천을, 슈퍼주니어 갤러리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반복한 슈퍼주니어 강인을 상대로 지지철회, 퇴출 요구를 한 바 있다. 당시엔 사고를 일으킨 연예인에 대한 질책성 지지철회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특정 사건 없이도 쌓였던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점이 다르다.

최근 다수의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Mnet ‘프로듀스 101’도 팬 문화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프로듀스 101’은 이전처럼 오디션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유명 가수나 전문가들이 멤버를 선택하는 방식에서 팬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멤버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큰 인기를 얻었다. 팬들이 아이돌 그룹을 소비하는 주체라는 인식을 프로그램에 반영된 결과다.

신인 가수들은 시상식 수상 소감으로 “팬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말을 종종 전한다. 문희준과 성민에게도 진심으로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던 신인 시절이 있을 것이다. 그 시절을 다시 돌이켜본다면, 자신들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지 않을까.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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