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됐던 웜비어, 광범위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

“北 억류됐던 웜비어, 광범위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

기사승인 2017-06-16 10:14:06

[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북한에 1년6개월 이상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석방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광범위한 뇌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웜비어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주립대병원 의료진들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웜비어는 안정적이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식물인간’의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웜비어는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깜빡인다”면서 “다만 말을 이해하거나 주변을 알아본다는 어떠한 신호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뇌 자기공명영상(MRI) 판독 결과 뇌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견됐다”며 “이런 종류의 부상은 일반적으로 심폐기능이 정지하면서 뇌 조직이 죽을 때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들은 “건강한 젊은이들에게 심폐정지는 마약중독, 외상성 손상과 같은 매우 드문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웜비어의 신체에서 학대나 고문 등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의료진은 “신체적 학대나 골절상을 입었던 흔적은 찾지 못 했다”며 “두개골과 목뼈도 정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료진은 웜비어의 혼수상태가 ‘보톨리누스 중독증’ 때문이라는 북한 측의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의료진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선고 당시 건강한 상태였던 웜비어는 17개월만인 지난 13일 밤 들 것에 실린 채 미국에 도착했다. 미 언론들은 “웜비어가 선고 직후인 지난해 3월 혼수상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그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후,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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