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소연 기자]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최근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가 19일(현지시간) 끝내 숨을 거뒀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웜비어는 이날 오후 3시20분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보는 가운데 사망했다.
웜비어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아들이 집으로의 여행을 완전히 끝냈다고 발표하는 것은 우리가 져야 할 슬픈 의무”라며 “웜비어가 북한의 손아귀에서 받은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는 우리가 경험한 슬픈 일 외에 어떠한 다른 결과도 낳을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웜비어의 사망 소식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정부 전산망 개혁 회의에서 웜비어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북한을 “잔혹한 정권(brutal regime)”이라고 일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은 다시 한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며 “무고한 사람들을 상대로 법규범과 기본적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정권들에 의해 저질러진 비극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북한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선고 당시 건강한 상태였던 웜비어는 17개월만인 지난 13일 밤 들 것에 실린 채 미국에 도착했다.
북한은 그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후,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웜비어를 진료했던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주립대병원 의료진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렸다는 아무런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뇌 자기공명영상(MRI) 판독 결과 뇌의 모든 부분에서 광범위한 조직 손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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