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의 커피소통56] ‘라떼(Latte)’의 기원은 ‘몽골’이다

[최우성의 커피소통56] ‘라떼(Latte)’의 기원은 ‘몽골’이다

기사승인 2017-09-14 15:06:44

인류는 언제부터 우유를 먹기 시작했을까? 

최근에 살충제 계란으로 인해 식품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실 계란은 오랜 기간 서민들의 안전한 먹을거리로, 완전식품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계란도 더 이상 안전식품은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계란과 함께 완전식품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온 것이 우유다. 인류가 우유를 식품으로 섭취한 것은 역사 이전 설화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로마 설화에 보면, 로마 건국의 아버지 '로물루스'와 '레무스'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는 이야기가 등장한다. 하지만 인류가 우유를 식품으로 먹기 시작한 것의 기원은 이보다 훨씬 이전으로 올라가리라고 본다. 구약성경 창세기에 보면 아담의 아들 ‘아벨’은 양을 기르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니, 이미 이때 양의 젖을 먹었으리라고 짐작한다.

▶ 카페 라떼(Latte)의 두 가지 기원설

이태리어로 ‘라떼’는 우유다. 여기에 커피를 넣은 것이 카페 라떼이며, 풍성한 우유거품을 에스프레소와 함께 즐기는 것이 카푸치노다. 프랑스에서도 우유에 커피를 넣은 음료를 즐기는데 이를 카페오레라고 한다. 여기에서 ‘오레’도 프랑스어로 ‘우유’라는 뜻이다. 커피의 대표적인 음료에는 모두 우유가 들어간다. 우유가 들어간 커피음료는 아주 부드럽고 고소하며 허기진 배를 채워 포만감을 준다. 특히 우유에 함유되어 있는 각종 영양성분이 ‘마우스 필’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우유는 커피의 자극으로부터 위를 보호하고 커피의 향미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의 종주국인 이태리 사람들은 아침에 커피를 마실 때면 우유를 넣은 카푸치노를 마신다고 한다.

최초로 커피에 우유를 넣어서 마신 사람은 누구인가?

처음으로 커피에 우유를 넣어서 마실 기특한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1532년 오스만 투르크족이 ‘비엔나 공성전’에서 패하여 물러간 후, 이 전쟁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폴란드인 ‘게오르그 프란츠 콜시스키’가 유럽 최초로 비엔나에 '블루보틀'이라는 카페를 열었다. 하지만 크게 성공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커피의 쓴맛 때문에 인기가 없어서 초기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유와 설탕을 넣은 커피메뉴를 개발했는데, 이후로 사람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1660년 네덜란드의 중국대사였던 ‘니우호프’가 중국 사람들이 차에 우유 넣어서 마시는 모습보고, 커피에 우유를 넣어 마시기 시작 했다고 하는데 시기적으로 앞선 것은 폴란드인 ‘콜시스키’라고 할 수 있다.

▶ 우유의 역사

사실 우유는 무엇을 섞어 마시기 가장 좋은 식품이다. 인류가 언제부터 우유를 식품으로 이용하기 시작하였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서기전 4000년경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동진(東晋) 때의 『양생요집(養生要集)』이나 북위(北魏) 때의 『최씨식경(崔氏食經)』에 우유나 유제품이 인체에 미치는 효능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시조인 주몽(朱蒙)이 말의 젖을 먹고 자랐다는 설화가 있고, 『삼국유사』 에는 용이 소 먹이는 사람이 되어 왕에게 유락(乳酪)을 바쳤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미루어 이미 삼국시대 때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본의 『신찬성씨록(新撰姓氏錄)』에는 우리나라가 우유의 음용을 일본에까지 전파시켰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 때는 국가가 관청을 만들어 우유의 생산을 관리했는데, 이것이 조선시대까지 계승되었다. 하지만 우유는 왕이나 상류층의 병을 고치는 치료식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 ‘징키스칸’과 ‘라떼’

여기에서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긴다. 네덜란드 중국대사였던 니우호프가 중국인들이 우유에 차를 넣어 마시는 모습을 보고 커피에 우유를 넣어 마시기 시작했다면,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언제부터 차에 우유를 넣어 마시기 시작했을까 하는 점이다. 우유는 유목민의 음료이다. 따라서 농사를 짓고 정착생활을 하는 사람들 보다는 넓은 몽골평야에서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인들이 처음으로 동물의 젖을 식품으로 마시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몽골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는 ‘수태차’이다. 몽골어로 ‘수’는 ‘우유’라는 뜻이고 ‘수태’라는 말은 우유를 넣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우유에 차를 넣어 끓인 차가 ‘수태차’이고 보면 최초의 ‘라떼’는 몽골 ‘수태차’였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고, ‘칭기스칸’도 라떼를 즐겼을 것이라고 짐작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그렇게 본다면, 라떼의 기원은 ‘오스트리아’나 ‘이태리’가 아니라 ‘몽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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