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의 중심은 여전히 디젤‧가솔린 차량이지만 친환경차 ‘하이브리카’ 성장세가 빠르다.
한국수입자동차 협회의 10월 수입차 등록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0월 브랜드별 등록을 보면 디젤차의 강자 메르세데스-벤츠(26.96%)와 BMW(26.14%)의 뒤를 이어 토요타가 3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는 등록대수가 지난 9월 대비 각각 19%, 17% 감소했지만 토요타는 47%나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이어나갔다. 차량 국가별 등록대수를 보면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토요타, 닛산 등 일본차량이 3만5977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6%나 증가했다.
연료별로 보면 하이브리드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가솔린, 디젤의 점유율이 각각 42.1%, 48.1%로 높지만 하이브리드도 9.6%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하이브리드는 올해 10월까지 누적 등록량이 48.9%까지 증가하면서 가솔린 30.3%의 증가폭보다 컸다. 환경부담금과 미세먼지 이슈 때문에 타격을 입은 디젤 차량은 1~10월까지 18%나 감소했다.
10월까지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카’를 봐도 하이브리드의 강세를 알 수 있다. 디젤차의 강자 BMW 520d(6472대) 뒤를 이어 하이브리드의 대표주자인 렉서스 ES300h가 6357대 등록되면서 2위를 기록했다. 디젤‧가솔린 차량들인 메르세데스-벤츠 E 200d, E300 4MATIC, BMW 520 xDrive 보다 1000~2000대까지 간격을 벌렸다.
국내 완성차업체도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높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일본 브랜드 공세 속에서 올해 국내에서 하이브리드를 4만 2174대를 판매했다. 특히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올해 누적판매량이 전년 대비 139.8% 증가해 1만4303대 팔렸다.
기아차 또한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2만2896대를 판매했다. K7 하이브리드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403.1% 증가한 4845대가 팔렸다.
하이브리드로 이동은 당연한 수순이다. 아우디‧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사태로 경유 승용차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고 친환경‧고연비를 앞세운 차량이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신재영 LIG증권 애널리스트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사용되는 모터 구동, 배터리 기술이 수소차와 전기차에 동일하게 활용된다”며 “시장의 성장은 차세대 친환경차인 수소차, 전기차의 시장 확대까지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 대비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디젤 엔진 규제 강화로 엔진 가격이 상승했고 하이브리드 부품 단가가 개선되면서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가 더 대중화되기 위해선 배터리 무게와 적재 공간 부족 등 단점을 극복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4300만원의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하려다 가솔린 라브4를 구매했다는 회사원 신용은(32)씨는 “하이브리드가 가격이 700만원가량 비쌌다”며 “베터리가 트렁크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짐을 싣기에 용이하지 않다고 생각해 하이브리드 차량 구매를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전승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 연구원은 “하이브리드의 위기가 온다면 제품 경쟁력 문제”라며 “국내 자동차 운전 습관을 보면 급출발, 급제동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이런 환경에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갖는 연비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디젤 엔진 기술의 발전과 가격 하락은 하이브리드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면서 "정부 지원이 시장 확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호기 현대기아자동차 환경기술센터 연구위원도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부품인 베터리와 전력반도체 소재 부품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기술개발 지원을 통한 원천 기술 선점과 원가 경쟁력 확보로 친환경차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