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발생한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대한항공측이 진실 공방에 휩싸였다. 박 사무장은 업무에 복귀한 후 인사‧업무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회사측은 자격이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20일 호루라기 재단에 따르면 당시 조현아 부사장으로부터 막말과 폭행 등 갑질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던 박창진 사무장은 단 한 마디의 사과도 듣지 못했다. 사건 발생 이후 국토교통부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대한항공의 임직원들은 조직적으로 박 사무장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자신들의 지시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인사 상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조씨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산업 재해를 인정받아 휴직을 마치고 작년 5월에 업무에 복귀한 20년 경력 박 사무장은 일반 승무원으로 강등돼 막 입사한 승무원들과 같은 단순 업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루라기 재단은 “라인관리자로 일하던 사람을 정당한 이유 없이 일반승무원으로 강등시키는 대한항공의 행위는 부당한 징계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미 2010년 한영방송 A자격을 취득한 박 사무장에 대해 재평가를 통해 B자격으로 강등시키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박 사무장이 한영 방송하는데 현실적으로 문제없다는 점에서 대한항공의 이런 처사는 공익제보자인 박 사무장에 대한 보복조치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사무장은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부당징계 무효 확인을 구하고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과 대한항공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한항공측은 박 사무장이 자격을 취득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박창진 사무장은 현재도 사무장 직책을 유지하고 있고 ‘라인팀장’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라며 “라인 팀장이 되기 위해서는 방송 A자격(한국어 방송시험‧영어 방송시험 둘 다 90점 이상)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데 2014년 3월 재평가에서 방송 A자격자 전원을 대상으로 재평가를 했을 때 박 사무장이 A자격을 재취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만약 박 사무장이 방송A자격을 취득한다면 언제든 라인팀장 보직에 임할 수는 있지만, 현재 라인팀장 보임 기본 조건을 모두 갖춘 객실 승무 인력 중 35%가 보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오히려 타 직원과의 차별적 처우로 비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