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의 전시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된다.
예술의전당은 ‘마리 로랑생展-색채의 황홀’을 9일부터 내년 3월 11일까지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황홀한 색채로 파리의 여성들을 화폭에 담아냈던 로랑생은 마크 샤갈과 더불어 색채를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작가로 손꼽힌다.
피카소, 샤넬, 장 콕도, 카뮈 등과 교류하며 ‘몽마르트의 뮤즈’라 불린 로랑생은 입체파와 야수파가 주류이던 당시 유럽 화단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70여 점의 유화와 석판화, 수채화, 사진과 일러스트 등 총 16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연극배우 박정자가 녹음한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기도 하다.
전시는 로랑생이 20대 무명작가이던 시절부터 73세의 나이로 죽기 직전까지 전 시기의 작품을 작가의 인생을 따라 추적해가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로랑생과 관련된 사진 19점을 소개하는 도입부를 지나 1부 ‘청춘시대’ 섹션에서는 로랑생이 파리의 아카데미 앙베르에 다녔던 시절 그렸던 풍경화와 정물화, 자신의 초상화와 피카소의 초상화 등이 소개된다.
2부 ‘열애시대’에서는 입체파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뚜렷이 나타나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이 드러나기 시작한 작품들이 공개된다.
3부 ‘망명시대’는 독일인 남작과 결혼하지만 신혼생활이 시작되기도 전에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스페인으로 망명 생활을 떠나게 된 시기에 느낀 고통과 비애, 외로움 등을 표현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는 작품들이 선보인다.
4부 ‘열정의 시대’에서는 독일인 남편과 이혼한 뒤 파리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자신의 예술 세계를 유럽은 물론 미국에까지 알리게 된 시기의 유화 작품들을 소개한다. 특히 의상과 무대디자인을 직접 담당해 큰 성공을 거둔 발레 ‘암사슴들’의 에칭 시리즈도 살펴볼 수 있다.
5부 ‘콜라보레이션’ 섹션에서는 북 일러스트 작가로도 활동했던 작가의 성취를 살펴볼 수 있는 38점의 수채화와 일러스트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는 로랑생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쓴 아폴리네르의 시집 ‘알코올’을 비롯해 로랑생이 1942년 출간한 시집 겸 수필집 ‘밤의 수첩’ 등이 전시된다. 또 시를 직접 필사해보고 시 낭송을 감상해보는 특별한 코너도 마련됐다.
전시회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하면 된다.
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