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평창동계올림피겡 북한 대표단 방남과 군사당국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남북은 9일 판문점 남측 고위급 회담을 열고 3개항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채택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과 북은 남측지역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에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남측은 북측이 필요한 편의를 보장하기로 약속했다.
남북은 북측의 사전 현장 답사를 위한 선발대 파견, 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실무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 일정은 차후 문서교환 방식으로 협의된다.
군사당국회담 개최도 합의됐다. 남북은 이날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해나간다는 것에 견해를 같이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며 “남과 북은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회담을 추후 개최하겠다는 언급도 있었다. 남북은 공동보도문에서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쌍방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고위급회담과 함께 각 분야의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공동보도문에는 남측이 제안한 설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모두발언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 장관은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다”며 “‘시작이 반이다’라는 마음으로 끈기를 갖고 회담을 이끌어 갔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많은 나라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는데 특별히 또 우리 북측에서 대표단,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오늘 첫 회담에서 민심에 부응하는 좋은 선물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또한 회담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시사했다. 북측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남북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드리는 게 어떤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연합뉴스에 따르면 리 위원장은 오후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남측의 입장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리 위원장이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회담은 같은 날 오후 8시5분 종결회의 연 후 마무리됐다. 종결회의에는 조 장관과 리 위원장 등이 모두 참여했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 조 장관과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 5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리 위원장과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등 5명이 회담에 참여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북과 남 사이 접촉과 내왕, 협력과 교류를 폭넓게 실현해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통일의 주체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원한다면 남조선의 집권당은 물론 야당들, 각계각층 단체들과 개별적 인사들을 포함해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내왕의 길을 열어 놓겠다”고 발표했다. 오는 2월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의사 또한 타진했다. 이에 우리 정부가 당국회담을 제의, 회담이 성사됐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