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제이는 노래를 잘 하는 가수다. 그의 진가는 지난해 tvN ‘수상한 가수’에서 드러났다. 나르샤와 호흡을 맞췄던 서제이는 강렬한 가창력으로 당시 판정단에게 “마치 하현우 같다”라는 칭찬을 들으며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쿠키뉴스 사무실에서 만난 서제이는 ‘수상한 가수’ 출연 직전까지 심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숱한 슬럼프를 겪고 이겨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가수로서는 끝에 닿았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무렵, ‘수상한 가수’에서 노래를 부르게 된 것은 큰 기회이자 계기가 됐다. 서제이는 방송에서 큰 갈채를 받았던 것에 대해 “포기하지 않고 해왔던 것들과 슬럼프를 한 번에 보상받는 느낌”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상한 가수‘에 나가기 전엔 ’가수로서 끝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가수보다 음악을 가르치는 쪽에 치중해야겠다고 마음먹고 강의와 공부 위주의 삶을 살려고 했어요. 가수를 그만둘까 고민하고 있었던 거죠. 무대에 설 기회가 너무 없었고 오디션도 마음처럼 안됐어요. 그런데 ’수상한 가수‘가 기적처럼 제 앞에 나타났어요. 이후로 지금 소속사와 만나며 이번 싱글이 나오게 됐고요. 이 모든 과정이 신기할 따름이에요.”
‘수상한 가수’ 출연은 준비 과정부터 신호가 좋았다. 서제이는 “방송을 준비하며 정말 즐거웠다”라고 회상했다. 선곡과 편곡, 나르샤와 접촉해 무대를 꾸미는 모든 과정이 스트레스 한 점 없이 행복했다고. 노래를 업으로 삼은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과 행복을 오랜만에 충분히 느끼며 서제이는 무대 위에서 자신감을 되찾았다.
“방송을 준비하는 모든 과정이 즐거웠어요. 덕분에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편하게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었죠. 별이 빛나면 배경은 어두워야 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기 때문에 무대 위에서 자유로워지지 않았나 싶어요. 어딘가 얽매이지 않는 진짜 자신감이 생겼어요. 자꾸 뭔가 하려고 노력했는데, 쉼표도 음악이라는 것을 깨달은 거죠.”
무대에서 자유를 찾은 서제이는 새로운 소속사에서 작곡가 남기상과 싱글 ‘영화처럼’을 작업하며 여유도 찾았다. 서제이는 ‘영화처럼’에 관해 “되감아 볼 수 있는 영화처럼 관계를 되돌릴 수 있으면 한다는 후회와 아쉬움을 그린 노래”라며 “20대를 비롯해 30·40까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발라드”라고 소개했다.
“방송을 끝내고 남기상 작곡가와 만나서 이번 싱글을 준비했어요. 처음 만난 자리에서 제가 하고 싶은 것, 저의 장점을 쏟아냈죠. 남기상 작곡가가 그런 저에게 ‘자기 것을 포기하지 않고 하다 보면 유행이 돌고 돌아 때가 온다’라는 조언을 해줬어요. 그때까지도 조급했는데 그 말 한마디가 큰 도움이 됐죠. 마음 편하게 불렀는데 담백하게 잘 온 것 같아요. 계속 듣고 싶고 듣고 난 후 여운이 있는 노래가 탄생했죠.”
무대 아래에서의 자세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음악과 노래의 기술적인 측면에 몰두했다면, 지금은 관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에 방점을 둔다는 것. 그의 개인 SNS 자기소개 란에는 ‘새롭게 태어난 서제이’라는 문장이 자리한다. 지난해 연말 무대와 노래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고 더 뒤돌아보지 않기로 한 서제이의 결심이 담긴 한 줄이다.
“음악은 그냥 또 다른 저인 것 같아요. 마치 자석의 엔(N)극과 에스(S)극처럼요. 앞으로는 물 흐르듯 갈 예정이에요. 그 흐름 안에서 욕심을 내고 싶은 건 단 한 가지에요. 앨범을 내고 들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는 것이요. 저를 아직 모르시는 분들에게 신곡 ‘영화처럼’이 다리 역할을 하면 좋겠어요. 곧 남기상 작곡가와 함께한 또 다른 싱글도 발매할 예정이에요. 그렇게 물처럼 흘러가다 보면 언젠가는 ‘서제이’ 그 자체로 많은 분이 기억해주실 수 있겠죠.”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SNS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