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늘어난 1명 문제없다?… 정부, 돌다리도 두들겨야

[옐로카드] 늘어난 1명 문제없다?… 정부, 돌다리도 두들겨야

기사승인 2018-02-02 15:41:15


정부와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허술한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1일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이 양양공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은 곧바로 버스를 타고 강릉 선수촌으로 이동했다. 이로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남측 이동이 모두 완료됐다. 

그런데 북한 선수단 규모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국제 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남북 올림픽 참가회의에서 북한 선수단 규모를 선수 22명, 코치 포함 인원 24명을 합쳐 46명으로 결정했다. 북한 역시 46명이 올림픽에 참가한다고 우리측에 재차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 선발대로 들어온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과 양양공항을 통해 입국한 32명을 합치면 47명이다. 이는 IOC와 합의한 숫자와 차이가 있다. 

문제는 조직위가 언론 보도가 나오기 전까지 위 사실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단 점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문제가 제기되자 “나머지 1명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며 “1명이 늘어난 이유를 모르겠다”는 뜨악한 답변을 내놨다. 

심지어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도 우리 측의 이의제기나 북한측의 해명은 없는 상태다. 

통일부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놓은 답변도 논란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어제 양양 국제공항을 통해서 들어온 선수단 32명은 합의된 46명 안에 다 포함돼 있다”며 “아이스하키 선수단 15명 중 46명 안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이 있다. IOC에 등록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답변했다.

IOC에 등록되지 않은 미지의 인원이지만 통일부는 태연했다. 그에 대한 정확한 신원조차 여전히 파악이 안 된 모습이었다. 백 대변인은 “지원인력으로 알고 있다”며 추측성 답변만 내놨다. 합의되지 않은 1명은 북한으로 돌아가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문제가 없다. 북한으로 돌아갈 필요가 없다”고 대답했다.

‘문제가 없다’로 일관하는 정부의 자세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46명은 IOC의 주재 하에 국제적으로 합의한 인원이다. 명단에 없는, 그것도 신원이 확인조차 되지 않는 1명이 통보도 없이 추가로 나타났는데도 정부가 제지는커녕 제대로 된 신원파악조차 하지 못한 점은 큰 우려를 낳는다.

일각에선 정부가 지나치게 '평화올림픽'이라는 슬로건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북한이 올림픽 참가를 시사한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화해 무드 조성을 위해 애썼다. 

그 결과물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다. 한반도기를 달고 남북이 함께 경기를 뛰는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올림픽 개막을 채 2달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당사자와 협의 없이 무리하게 일을 진행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특히 과정과 절차를 무시한 행정으로 2030에 박탈감을 안겼단 평가를 받았다.

이번 '의문의 1명' 논란 역시 평화 올림픽에 앞서 응당 거쳐야 되는 과정과 절차가 있다. 북한은 엄연히 휴전 중에 있는 적국이다. 실제로 북한은 최근까지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며 주변국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고 있다. 혹여나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구체적인 신원 파악, 북한 측에 해명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 평화 올림픽 때문에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정부의 신중한 일처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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