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 단순시공 넘어 디벨로퍼 '도전장'

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 단순시공 넘어 디벨로퍼 '도전장'

사업 다각화 잰걸음…신성장 동력 될까

기사승인 2018-02-20 05:00:00


최근 해외건설 시장의 부진과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종합 디벨로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단순 도급 공사 중심인 현재 사업 방식 대신 사업 다각화를 통해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디벨로퍼 확장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어 시장에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등 일부 국내 건설사들이 디벨로퍼를 자칭하며 사업을 다각화 시키고 있다.

디벨로퍼는 프로젝트 발굴, 기획, 지분 투자, 금융 조달, 건설, 운영, 관리까지 전 프로세스를 아우르는 '종합부동산개발' 사업자를 의미한다.

가장 공력적으로 나서고 있는 기업은 현대산업개발이다. 올해 초 현대산업개발은 종합 부동산 개발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건설사업본부, 개발·운영사업부, 경영기획본부 등 '3본부' 체제로 개편했다. 특히 이번 조직 개편의 핵심은 매출 기여도가 20%에 불과한 개발·운영사업부문의 역량을 강화한 데 있다.

여기에 롯폰기힐스 등의 프로젝트로 유명한 일본 모리빌딩 출신 박희윤 지사장을 영입해 힘을 실었다. 박 지사장은 다양한 복합개발프로젝트의 초기 기획부터 컨텐츠 구성 및 완성 이후의 운영과 활성화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해온 도시기획 전문가다. 현대산업개발과는 용산 아이파크몰 리뉴얼, 정선 파크로쉬 프로젝트 등에서 협업한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이번 개편으로 사업방식이 크게 다각화됐다. 주택·건축·인프라 개발 및 관리·운영을 포함해 면세점, 인프라, 유화 등 신사업 투자 실험에도 과감하게 나서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4년 '글로벌 디벨로퍼'로의 변신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리드 디벨로퍼(Lead Developer)'로의 도약을 선언하고 에너지, SOC(민간투자 사회간접자본), 호텔, 주택사업 등 주요 분야에서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이를 위해 대림산업은 해외 SOC 민간 개발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현재 파키스탄에서 102MW급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주택 분야에서는 기업형 임대주택사업(뉴스테이)을 성장동력으로 정하고 뉴스테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전문 자산관리회사인 대림AMC(자산관리회사)를 출범시켰다. 또한 글래드 호텔 여의도·메종 드 글래드 제주를 포함해 호텔과 콘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건설사들이 단순 건설을 넘어 디벨로퍼로 발돋음하는 초창기에 있어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건설사들의 사업은 설계·시공·조달(EPC) 중심이었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분도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종합 디벨로퍼가 되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된다"고 말했다.

이연진 기자 lyj@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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