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빅3’가 LNG선을 불황 탈출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최악의 수주절벽으로 부실 업종으로 낙인찍혔던 조선업계가 모처럼 회복기에 접어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지연됐던 LNG플랜트 투자 발표가 이어지고 중국의 LNG 수요 증가와 미국 셰일가스 수출 증가, 환경규제 강화 등이 맞물리면서 친환경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LNG선 분야의 경쟁을 주도해온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서만 1조원이 넘는 수주를 성사시켰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아시아지역 선주로부터 1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약 8200억원)과 LNG선사로부터 LNG선 1척(약 2100억원)의 일감을 따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초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과 특수선 창정비 1척 등 총 3척으로 4억달러 규모의 실적을 올렸다. 대우조선해양의 선박 수주잔고는 74척이며 이중 절반 이상은 LNG선으로 채워져 있다.
특히 ME-GI엔진이 탑재되는 LNG선을 수주하면서 설계의 변화로 추가적인 부품의 개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선박 건조마진까지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삼호중공업ㆍ현대미포조선 포함)은 올 들어 가스선 4척을 포함해 컨테이너선 4척, 유조선 3척 등 총 13척을 수주하며 8억달러 상당의 수주를 기록했다.
최근 캐나다 스틸헤드LNG사로부터 해양플랜트 설비인 ASLNG 2기의 선체부분에 대한 기본설계와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5억달러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들어 쿠웨이트 국영 선사 KOTC사와 초대형 LPG운반선 3척을 2억2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약 한 달 만에 총 13척을 수주한 셈이다.
LNG선 발주라는 단비가 내리면서 국내 조선 빅3는 올해 수주 목표를 높여 잡았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99억달러)보다 34% 늘어난 132억달러로 책정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보다 20% 높인 82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67% 높인 55억달러로 알려졌다.
박우현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르네상스 시동이 걸렸다”며 “지난해부터 LNG선이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돼 용선료가 최근 70% 이상 상승했고 선사들이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선박 발주를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발주량은 30~45척 수준이 될 전망이고 앞으로 10년간의 LNG선 발주시장은 엄청난 호황기로 전망돼 국내 조선소들이 이를 잘 활용한다면 수익성 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혜 기자 hey33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