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은 ‘진짜’였다.
지난 시즌 챌린저스 1위 자격으로 승강전에 오른 그리핀은 19일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시즌 승강전 승자전에서 MVP를 세트스코어 3대1로 꺾고 롤챔스 승격을 확정지었다.
승강전에서 2승을 추가하면서 그리핀은 2018년 무패 기록을 ‘16경기’로 이어나갔다. 이들은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챌린저스) 스프링 시즌에 14전 전승(세트 기준 28승2패)을 기록한 바 있다.
챌린저스 역대 최강 팀으로 평가받은 그리핀이었지만, 롤챔스 승격 여부에는 의문부호가 붙어있었다. 그리핀 이전에 챌린저스 패왕으로 군림했던 스베누 코리아나 CJ 엔투스가 승강전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로 좌절한 과거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리핀은 이전의 패왕들과 달랐다. 지난 시즌 롤챔스에서 6승을 거둔 MVP와의 맞대결임에도 불구, 개인기량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특히 정글러 ‘타잔’ 이승용은 높은 스킬 적중률로 팀을 이끌며 ‘비욘드’ 김규석 상대로 판정승을 거뒀다.
‘바이퍼’ 박도현과 ‘리헨즈’ 손시우로 구성된 바텀 듀오도 ‘파일럿’ 나우형, ‘맥스’ 정종빈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중 박도현은 난전 상황에서 맹활약하면서 롤챔스 팬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밴픽에서도 특색이 확실했다. 4개 세트 모두 카이사를 활용해 MVP를 괴롭혔다. 그리핀 김대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상대가 (카이사를) 1픽으로 가져갔을 때 초전박살을 낼 수 있는 밴픽이 준비돼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며 “상대가 안 가져가면 우리가 가져가려고 했던 것”이었다고 밝혔다.
3세트에는 탑 루시안과 원거리 딜러 카이사를 함께 기용하는 전략을 선보였다. 여기에 카르마와 모르가나로 두 캐리형 챔피언을 보좌, 리스크를 낮췄다. 이들의 돌진 조합은 MVP의 포킹 조합(조이·진·벨코즈)을 완벽하게 파훼했다.
물론 그리핀이 완벽한 게임을 펼쳤던 것만은 아니다. 첫 세트에는 미드·정글 싸움에서 완패했다. 초반 갱킹 상황에서 역으로 킬을 내준 것은 곧 패배로 이어졌다. 3세트에는 이승용이 무리한 카운터 정글을 시도했다가 퍼스트 블러드를 내줬다. 이때 갱플랭크가 킬을 가져가면서 탑 루시안의 장점이 퇴색되는 상황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승강전에서 그리핀이 보여준 활약상은 지금껏 승강전에 임했던 그 어떤 팀의 경기력보다도 매력적이었다. 공·수 양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였고, 전략 수행 부분에 있어서는 일부 롤챔스 팀 이상의 숙련도를 보였다.
승격을 확정한 뒤 기자실을 찾은 김 감독은 “관심 가져주는 만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더 멋진 팀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전했다. 아울러 “저희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팀이고, 성장하는 중이다”면서 인터뷰든 게임이든 미흡하거나 부족한 부분이 눈에 밟히실 수 있다. 아직 크고 있으니 넓은 아량으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올 여름 그리핀은 별들의 전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서머 시즌 최고의 흥행 카드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상암│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