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부족한 프로의식이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30일 한국방송(KBS)은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경기를 마친 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팬의 사인 요청을 일절 무시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KIA 선수들은 팬들과 눈도 맞추지 않은 채로 구단 버스에 탑승, 숙소로 향했다.
이날 비까지 맞아가며 선수들을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거절당한 어린 팬들은 “슬프다” “많이 서운하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른 한 팬은 “사람을 거지 취급하는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른바 ‘팬 무시’ 문화는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다. 수년간 대다수 팀의 선수단을 향해 꾸준히 지적되는 내용이지만, 문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모든 방면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국가대표급 슈퍼스타들 또한 이와 같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금은 은퇴한 스타 선수들을 비롯해 이대호, 류현진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현역 선수들도 부족한 팬서비스 때문에 지탄받아왔다.
최고의 실력을 갖춘 이들만이 모인다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와의 적나라한 비교에서 한국 프로야구 팬서비스의 현실은 더욱 볼품없어진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의 유망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능숙한 팬서비스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오타니는 최근 타 팀의 응원복을 입은 6세 팬에게 한문으로 자신의 이름을 새긴 배트를 선물해 화제가 됐다.
EPS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에 따르면 메이저리그의 떠오르는 거포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은 경기를 치르기 전 15분에서 20분간 사인해주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어렸을 때 사인을 받지 못한 채 집에 가는 게 어떤 기분인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한국 프로야구선수들이 보고 배워야 할 자세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