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지역 최강의 원거리 딜러가 총집합했다는 이번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러나 이즈리얼을 잡은 ‘프레이’ 김종인(킹존 드래곤X)은 그 재능들 사이에서도 독보적이었다.
킹존은 11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유럽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EU LCS)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2018 MSI 그룹 스테이지 1일 차 경기에서 팀 리퀴드(북미)와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를 순서대로 격파했다.
이날 2승을 거둔 킹존은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와 함께 그룹 스테이지 선두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였던 두 팀을 잡은 만큼, 앞으로도 순항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킹존을 승리로 이끈 일등공신은 원거리 딜러 김종인이었다. 김종인은 2경기 모두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이즈리얼을 사용, 쌍 여신의 눈물 구매와 순간이동 활용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빌드를 선보이며 게임을 캐리했다. 중국 최고라던 ‘우지’ 지안 즈하오(RNG)도, 북미 넘버 원이라던 ‘더블리프트’ 일량 펭(리퀴드)도 그 앞에선 한 수 접어야 했다.
김종인은 이날 2경기 합쳐 9킬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데스는 없었다. 경기 내용 면에서도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첫 경기였던 리퀴드전서 아슬아슬한 줄타기 플레이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또 날카로운 정조준 일격(R) 사용으로 ‘포벨터’ 유진 박(라이즈)을 처치하는 등 슈퍼 플레이도 연출했다.
2경기 RNG전서는 20분께 적진으로 뛰어들어 상대 정글러 ‘MLXG’ 리우 시유(트런들)을 처치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그의 기습적인 교전 유도와 함께 총 3킬을 기록한 킹존은 이후 내셔 남작 버프를 두르며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 참여한 다른 원거리 딜러들, ‘우지’와 ‘더블리프트’, ‘레클레스’ 마르틴 라르손(프나틱) 등은 올 시즌 팀의 스프링 시즌 우승에 지대한 공언을 한 선수들. 때문에 탑·미드에 힘을 싣는 전략으로 한국을 제패한 킹존이 바텀에서 다소 고전할 거란 관측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모든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김종인 스스로가 전 세계 최고의 원거리 딜러라는 걸 증명하는 데 필요한 것은 단 하루, 단 2경기, 단 1개의 챔피언에 불과했다. 역설적이게도 한국의 ‘우승청부사’ 김종인에게 국제무대는 너무나도 비좁았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