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MSI 제패 노리는 킹존, 플랜B가 필요하다

[옐로카드] MSI 제패 노리는 킹존, 플랜B가 필요하다

MSI 재패 노리는 킹존, 플랜B가 필요하다

기사승인 2018-05-15 16:02:59

첫 국제 대회 제패에 나선 킹존 드래곤X(한국)가 2018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그룹 스테이지를 치른 지 4일 만에 3패를 누적했다. 이번 대회 독보적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들이기에 다소 충격적인 결과다.

지난 11일(한국 시간)부터 독일 베를린 유럽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십 시리즈(EU LCS) 스튜디오에서 대회 일정을 소화 중인 킹존은 12일 프나틱(유럽)에, 13일 플래시 울브즈(대만·홍콩·마카오)에, 14일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에 패했다.

그룹 스테이지 2경기를 남겨둔 현재 킹존의 성적표는 5승3패. 순위표서는 선두 플래시 울브즈(6승2패)의 바로 뒤에 위치해있다. 차기 라운드인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러나 우승을 노리는 킹존인 만큼 현재의 경기력과 성적으로는 만족하기가 어렵다. 특히 지난 봄 한국 무대를 제패한 데 일조한 상체 포지션이 컨디션 난조에 빠진 건 이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어느덧 한국 최고의 탑으로 자리매김한 ‘칸’ 김동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특유의 강한 라인전 기량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14일 에보스 e스포츠(베트남)전에서는 ‘스타크’ 판 꽁 민에게 솔로 킬을 따이는 등 컨디션 난조가 이어지고 있다.

메타 적응이 우선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고평가 받는 탑 챔피언은 오른이다. 15번 선택되고 8번 금지돼 96%의 밴픽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100% 밴픽률을 기록 중인 라칸(8번 선택, 16번 금지)에 이은 밴픽률 2위에 해당하는 수치. 하지만 김동하는 이번 대회는 물론, 2018년을 통틀어 단 1번도 오른을 선택하지 않았다.

정글러 ‘피넛’ 한왕호도 변화된 메타에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14일 RNG전에서는 상대 정글러 ‘MLXG’ 리우 시유 상대로 초반 2킬을 가져가며 우위를 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갱킹 유효타를 만들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킹존이 기록한 3패는 오롯이 두 선수로부터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 미드와 바텀 듀오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무대에서의 압도적인 강함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나 이번 대회는 초반 바텀 듀오 신경전과 미드·정글 난전 등이 강조는 메타. 더욱 세 선수의 분발이 필요하다.

기존 운영법에서 탈피한 플랜B의 필요성 또한 제기된다. 소위 ‘킹존식 운영’ ‘킹존식 밴픽’으로 불리는 킹존만의 스타일은 과감함과 호전성이 그 특징이다. 압도적인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지속적으로 이기적인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다. 그러나 해외 팀들은 개인기량은 부족할지언정 킹존 이상으로 과감하고, 더 호전적이다. 

한국 무대가 돌 하나에 수만 가지 의미를 담는 바둑이라면 유럽·북미와 중국은 오목이고, 베트남은 알까기다. 킹존이 속한 한국은 수비적이고 신중한 게임을 선호한다. 롤챔스는 지난 스프링 시즌에 분당 0.48개의 킬을 기록했다. 이는 현재 MSI를 치르고 있는 6개 지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베트남의 경우 분당 0.82개의 킬을 기록했다.

때문에 기존의 운영법을 통해 예상만큼의 이득을 챙기지 못한 킹존으로서는 안정성을 보완한 새로운 운영방식을 꺼내 드는 것 또한 고려해야 한다. 이들은 완승을 거뒀던 지난 11일 RNG전에서 플랜B의 완성도를 충분히 입증한 바 있다.

한편 이런 와중에 지난 14일 에보스전서 식스맨 정글러 ‘커즈’ 문우찬이 소방수 역할을 수행해낸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반갑다. 2018년 출전한 모든 경기서 승리한 문우찬은 에보스전에서도 자크로 6킬1데스16어시스트의 만점짜리 활약을 펼쳤다.

에보스전서 문우찬은 경기의 흐름을 정확히 읽는 모습을 보였다. 미드를 중심으로 한 시야 장악에 힘썼고, 해당 게임의 격전지였던 바텀에 부지런히 갱킹을 시도해 킬을 더했다. 여기에 스킬 활용도 또한 높아 팀 파이트에서도 크게 공헌했다.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날인 오늘, 킹존은 자신들에게 패배를 안겼던 프나틱·플래시 울브즈와 리턴 매치를 펼친다.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잡아도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그러나 스프링 시즌 내내 ESPN의 글로벌 파워 랭킹 1위를 수성해온 킹존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터다.

특히 플래시 울브즈는 녹아웃 스테이지 또는 대회 결승 무대에서 3번째 대결을 치를 가능성이 높은 팀. 상대전적을 동률로 만들고 차기 라운드로 향하느냐, 아니면 2전 전패 상황에서 다시금 얼굴을 마주하느냐. 두 상황의 간극은 크다. 오늘 킹존의 각성이 필수적인 이유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
윤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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