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수백억대 상속세 탈루 및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대한항공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24일과 25일에 이은 3번째 압수수색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김종오 부장검사)는 31일 오전 9시30분부터 6시15분까지 약 9시간에 걸쳐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재무본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수사관 30여명을 투입해 5개 박스 분량의 전산과 회계 자료 등을 확보했다.
남부지검은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수백억 원대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기업·금융범죄전담부인 형사6부에 배당, 이후 수사를 진행해왔다. 서울국세청은 조 회장 등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왔으며, 조 회장 남매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가로채기’ 등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한편, 회삿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부동산을 관리하는 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의 방식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걷는 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겼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 중이다. 검찰이 수사 중인 조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심 규모는 2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압수물을 분석하고, 탈세·횡령 의혹과 관련된 부서 및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