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할 단점이나 흠잡을 만한 것이 없을때 '무난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 결과 이 차를 표현하기에 가장 알맞은 단어였다.
지난 18일 서울 강서 메이필드호텔에서 이쿼녹스를 만날 수 있었다. 외관은 쉐보레의 디자인 아이덴티티 ‘린 머스큘러리티’(Lean Muscularity)를 기반으로 역동적이며 세련된 외관디자인을 연출했다.
차량 전면부는 쉐보레 브랜드 시그니처 디자인을 대변하는 듀얼 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세련되고 강인한 인상을 연출했다.
내부 센터페시아는 기존 쉐보레 차량들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시승 차량의 경우 기존 쉐보레 차량들처럼 투톤 가죽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달라진 점은 센털콘솔에 있던 무선충전기가 오디오 밑으로 갔다는 것이다. 충전 시 휴대폰 케이스를 분리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불편했다.
뒷 공간도 키 186cm 성인이 앉기에 충분했다. 전장 대비 휠베이스 비율이 동급에서 가장 높은 이쿼녹스는 최적화된 차체 크기를 기반으로 조향과 주차를 한층 용이하게 하는 동시에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제공했다.
또한 4인 가족이 스마트폰 충전을 비롯한 다양한 전자기기 사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 무선 충전시스템을 비롯해 총 4개의 스마트폰 충전 USB 포트와 220V 인버터를 장착했다.
운전석에 앉았다. 시트 포지션이 높았다. 여성운전자들 시야 확보에는 좋을 것으로 보였다.
시동을 걸었다. 디젤 차량답지 않게 조용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시내를 벗어나 자유로에서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 이쿼녹스에는 적용된 친환경 고효율 1.6리터 에코텍(ECOTEC) 디젤 엔진은 136마력의 최대출력과 32.6kg.m의 최대토크를 제공한다.
디젤 엔진과 짝을 이룬 3세대 6단 자동변속기는 기어비를 최적화해준다. 특히 랙타입 프리미엄 전자식 차속감응 파워스티어링(R-EPS) 시스템을 기본 탑재해 민첩하고 정확한 핸들링으로 주행의 즐거움 선사했다.
일상 주행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가속시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다. 하지만 이쿼녹스는 최근 GM이 적극적으로 도입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인 ‘스마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차체 구조를 실현했다.
2016년 이후 GM이 전세계에 출시한 14개 신차는 이전 세대 대비 평균 159kg 경량화에 성공했으며 3세대 이쿼녹스 또한 이전 세대에 비해 약 10% (180kg)의 극적인 감량을 이뤄낸 바 있다.
주행 중 차선을 이탈하자 시트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햅틱 시트는 경고음 대신 시트 쿠션의 진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보내 시트 쿠션의 진동 위치에 따라 직관적으로 위험 요소를 감지했다.
급가속 등을 했을때는 복합연비 12.9km/L(AWD 사양 기준)보다 떨어진 12km/L를 기록했다. 일상생활과 비슷하게 운전했을 경우는 14.2km/ℓ를 기록했다.
주행 성능 등은 무난했다. 하지만 안전 사양과 가격은 무난함을 뛰어넘었다. 가격의 경우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에 따라 LS가 2987만원, LT 3451만원, 프리미어는 3892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추가하면 각 트림에 따라 200만원이 추가된다. 프리미어 모델에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을 추가하면 4092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경쟁작으로 꼽히는 현대 싼타페, 기아 쏘렌토와 비슷하거나 높은 가격이다. 현대 싼타페 2.0의 경우 2895만~3945만원대, 기아 쏘렌토 2.0의 경우 2815만~3790만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쏘렌토 2.2 디젤 최대 가격 3845만원으로 이쿼녹스 프리미어보다 저렴하다. 크기가 비슷한 르노삼성 QM6 2770만~3340만원(2WD 기준)과 비교해도 200만~500만원가량 가격이 높다.
이훈 기자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