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는 2차 대전 당시 희생된 러시아 국민들을 추모하는 ‘무명용사의 묘’가 있다.
무연고 장병들의 유해를 매장한 시설로 모스크바 뿐 아니라 러시아 전국 주요도시의 중심부에 공원 형태로 조성되어 있다.
러시아 사람들은 결혼식과 같은 개인적인 기념일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무명용사의 묘’를 찾는다. 조국을 위해 목숨 바친 이름 모를 영웅들에게 헌화하며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러시아 국빈 방문 첫 날 ‘무명용사의 묘’를 찾았다. 러시아가 2차대전 중 희생된 국민들을 기리는 ‘애도의 날’인 6월 22일을 하루 앞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러시아 국민들의 희생을 추모했다.
무명용사의 묘는 ‘전몰장병의 묘’와 ‘꺼지지 않는 불’로 이루어져있다.
“1941-1945년에 숨진 무명용사에게 바침. 비록 그대들의 이름은 알지 못하지만, 그대들의 숭고한 희생은 영원하리라”
묘 전면, 검은 화강암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다. 또한 묘 양 옆의 경비병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부동자세를 유지하며 무명의 용사들을 지키고 있다. 매시 정각에 치르는 경비병 교대식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중앙부에 있는 별 모양의 조형물에서는 ‘꺼지지 않는 불’이 타오른다. 1967년 5월 8일 당시 브레즈네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꺼지지 않는 불’에 최초로 점화했고, 2010년초 보수 공사 이후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이 재점화 했다. 꺼지지 않는 불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이름 없는 병사들의 애국심과 정신을 영원히 기리는 의미를 담고있다.
무명용사의 묘 옆쪽 크레믈린 성벽을 따라서 ‘영웅 도시의 기념비’가 세워져있다. 2차대전 주요 격전지 도시들의 명칭이 새겨져 있으며 기념비 내부에는 각 도시에서 가져온 흙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사진=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