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22일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45분까지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주최로 열린 국빈만찬은 크레믈린 대궁전 내 그라노비타야 홀에서 열렸다.
이날 만찬에는 양국의 정부 대표단과 기업인 대표, 안현수 빙상선수 등 약 50여 명이 함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만찬사를 통해 “한국과 러시아 양국 국민이 한층 더 가깝고,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자”라며 러시아 월드컵에서 양국 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양국 정상은 한국과 러시아가 구한말부터 상호 교류를 지속해 온 가깝고 친근한 이웃 나라라는 점에 공감하고, 양국이 합심해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 나자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푸틴 대통령은 개인적인 관심사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고, 친분과 유대감을 더욱 돈독히 했다.
만찬 후,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크레믈린 대궁전 관람을 깜짝 제안했다. 박물관 해설사가 게오르기에프 홀, 알렉산더 홀, 안드레에프 홀 등을 돌며 약 15분간 크레믈린 대궁전을 설명했다.
외국인 사절단을 맞이하는 공간인 게오르기에프 홀. 해설사는 이곳을 ‘영광의 홀’이라며 “영웅들의 이름이 벽면에 새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프 홀은 전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2만 개의 초로 불을 밝혔다고 한다.
안드레에프 홀은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는 곳이다. 홀 상단에는 왕좌 3개가 위치해 있는데, 해설사는 “하나는 왕, 또 하나는 왕비를 위한 의자”라고 설명하며 마지막 왕좌는 누구를 위한 자리인지 문재인 대통령에게 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답은 ‘국민’이었고, 해설사가 밝힌 정답은 ‘왕의 엄마’였다.
정답을 들은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를 가르키며 “엄마가 최고”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엄지를 치켜세웠다.
크레믈린 대궁전을 둘러본 뒤, 푸틴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선물은 ‘에르미따쥐 박물관의 도록’. 에르미따쥐 박물관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미술관이다.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영국 런던의 대영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에르미따쥐 박물관에는 러시아의 회화와 중세 이래 서유럽의 작품들이 풍부하게 소장되어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러시아를 제대로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 다음 번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시라”며 선물을 전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푸틴 대통령이 한국을 국빈방문하길 원한다”며 “국민들이 아주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과 헤어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크레믈린 경내를 약 30분 동안 관람했다. 관람하는 동안 김세라 통역사가 곳곳을 설명했고, 러시아 경호원들이 안내를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크레믈린 궁전 안에서 붉은 광장 쪽으로 난 문을 열고 먼 발치서 붉은 광장을 살펴보기도 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