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SNS에 ‘맞지도 않는 옷을 오래 입었다’고 밝힌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공개적인 사직 의사를 밝혔다.
탁 행정관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자신에 대한 인간적 정리 때문에 결정해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4월 평양공연 이후 사직 의사를 처음 밝혔고 당시 임종석 비서실장이 사표를 반려하면서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그 말에 따르기로 했지만, 이제는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탁 행정관은 지난 18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은 1심 결과도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종천 신임 의전비서관을 비롯해 1년 동안 호흡을 맞춰온 동료들이 충분히 대통령 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이 있다면서 자신의 사의 표명을 인사문제로 연관짓는 해석은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가 자신의 사의 표명을 부인한 것에 대해서는 사직 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면서 언젠가 소회를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탁 행정관은 SNS에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 때문에 탁 행정관이 사표를 낸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자 청와대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탁 행정관은 10여 년 전에 쓴 책에서 왜곡된 성 의식을 드러냈다는 논란이 벌어지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부터 야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