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경기도 고양시의회가 출발과 동시에 극심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원 구성과 첫 조례안건 처리를 놓고 여야 간 밤을 새우며 격한 대결과 파행으로 치닫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시작된 제8대 고양시의회 첫 회기에서 의장을 비롯해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63%의 다수 의석을 이용해 부의장을 제외한 모든 자리를 독식한 것이다.
그러자 야당인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은 여당의 일당독재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두 야당은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민주당 의원들의 각성을 촉구하면서 비민주적 원 구성의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당이 이날 회의에서 차지한 자리는 이윤승 의원의 의장직을 비롯해 김수환(기획재정위) 조현숙(환경경제위) 이길용(건설교통위) 김효금(문화복지위) 의원의 4개 상임위원장. 여기에 윤용석 위원장 포함 9명의 운영위원회 위원을 모두 챙기고 상임위 부위원장 4자리도 독차지했다. 부의장 한 자리만 한국당 이규열 의원에게 내준 셈이다.
이로써 이번 고양시의회에서 전체 33석 가운데 21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다수당의 위력을 여지없이 과시했다. 이번 시의회에서 한국당은 8석, 정의당은 4석에 그쳤다.
민주당은 또 이날 이재준 시장의 시정인수위원회를 가동하기 위한 ‘고양시 평화경제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야당의 격심한 반대 속에 통과시켰다. 그 과정에서 회의는 차수를 변경하면서 이튿날(3일) 오전 3시 넘게까지 이어졌다.
이같은 진통 끝에 원 구성과 조례안 통과가 이뤄진 직후 한국당은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독식에 동의하지 않고 자유민주주의 정의구현을 위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당은 “현재 7월 3일 새벽 3시15분, 민주당 의원들의 횡포 앞에 고양시 의회민주주의는 죽었다”면서 “고양시의회 역사상 전대미문의 사건을 저지른 민주당에 104만 시민과 함께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또 “고양시민들은 민주당의 횡포를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머지않아 혹독한 심판에 직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3일 오전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의 일당독식 폭거를 규탄하며, 비민주적 원 구성을 백지화하고 고양시민이 주신 득표율에 비례한 원 구성을 다시 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민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버리고 다수결만을 밀어붙인다면 고양시의회는 더 이상 소수의 목소리, 약자의 목소리, 개혁의 목소리를 담아 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여당으로서 야당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할 줄 아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의당은 민주당의 시정인수위원회 설치 관련 조례안 통과에 대해 ‘날치기’로 선언하고 절차적·법률적 하자를 지적하면서 완전 무효임을 선언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