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통산 4번째 남북 통일농구가 열린다.
남북 통일농구에 나선 한국 남녀 농구 대표선수단은 4일 오후 3시40분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혼합경기에 나선다. 여자부 경기가 먼저 열리고 남자부로 이어진다. 앞서 남녀 선수단은 오전 9시부터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막을 올리는 혼합경기는 남북 선수가 섞여서 한 팀을 이루는 방식이다. 팀 이름은 ‘평화’와 ‘번영’으로 결정됐다. 친선 경기인 만큼 남북 합의에 따라 국기와 국가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리카르도 라틀리프(라건아)에게도 이번 경기는 특별한 경험이다. 라틀리프는 “색다른 경험이기 때문에 어떤 감정인지도 표현하기가 어렵다”며 “북측과 경기를 하는 것이다 보니 농구팬들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큰 관심을 두시는 걸 안다. 관심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재 남자 대표팀 감독은 선수 시절에 이어 감독으로도 류경정주영체육관을 밟게 됐다. 지난 2003년 3번째 통일농구에 선수로 참가했던 허 감독은 “국가대표팀이 이렇게 교류 경기를 하는 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가 점차 좋아져서 1년에 한두 번이라도 교류전을 북측이나 남측에서 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자 선수단도 설레기는 마찬가지다. 2차례 WKBL MVP를 수상한 가드 박혜진은 “승패를 떠나 최대한 좋은 분위기에서 다치지 않고 즐기면서 진짜 하나가 된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녀 농구대표 선수단은 4일 혼합경기에 이어 5일 북한 선수단과 남녀부 친선전을 치른다. 오후 3시부터 같은 체육관에서 여자부 경기가 먼저 열린다. 귀환 예정일은 이튿날인 6일이다.
이번 행사에는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경기장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4·27 정상회담 때 문재인 대통령에게 농구부터 남북 체육 교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을 정도로 농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에는 90년대 NBA 인기스타였던 데니스 로드먼을 북으로 초청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