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마린온 헬기 사고 장병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사고 발생 4일 만이다.
송 장관은 21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김대식관에 마련된 분향소에 도착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향을 피우고 묵념했다. 송 장관은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송 장관은 중립적인 사고 규명을 요구하는 유족을 향해 "공정한 조사를 위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이나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를 배제하겠다"며 "사고 조사위원회를 해병대가 아닌 국방부 산하로 두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유족 측은 지난 19일 "공정한 사고조사를 위해 조사위에 국방기술품질원 관계자 3명을 빼고 국회 국방위원회가 추천하는 사람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 개발 당시 시험비행 등에 관여했기 때문에 공정하게 조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해병대는 사령부 주관으로 해병대와 해·공군, 기술품질원, 육군 항공작전사령부 등 5개 기관이 참여하는 조사위를 구성, 사고 조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유족 측의 요구에 따라 국방기술품질원 직원 3명을 조사위에서 배제했다.
송 장관은 또 "나도 애를 일찍 잃어서 여기 있는 유족과 같은 심정"이라며 "유족 요구 사항은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사위원회 활동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달라는 유족 요구에는 "시스템적으로 다 그렇게 하게 돼 있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 일"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관은 논란이 된 자신의 '짜증'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앞서 송 장관은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이 현재 유족들이 분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유족들께서 요구하는 만큼 의전이라든지 등 문제에 있어 흡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짜증이 나신 거 아니겠나"라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일부 유족이 "우리가 의전 때문에 짜증 낸 줄 아느냐. 그렇게 몰상식한 사람인 줄 아느냐"고 소리치자 송 장관은 "전체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닌데 일부 발언만 따서 보도했다"면서 "어제 법사위에서 진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송 장관은 유족들과 비공개로 면담한 뒤 오후 6시쯤 분향소에서 나왔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