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격팀 신화를 써내려가던 그리핀이 첫 위기를 맞이했다.
그리핀은 지난 26일 서울 상암 OGN 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서머 정규 시즌 2라운드 경기에서 젠지에 세트스코어 0-2로 패배, 시즌 4패째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다소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시즌 초 6연승을 질주를 포함해 개막 후 9경기에서 7승을 챙겼던 그리핀이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는 2승3패를 거두는 데 그치고 있다.
2승3패를 슬럼프라 한다면 중하위권 팀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핀은 서머 시즌 우승과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을 노리는 팀이다. 그에 걸맞은 엄격한 기준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밖에 없다.
어느 팀이든 슬럼프는 온다. 강팀과 약팀을 가름하는 요소는 고비에 대처하는 능력이다. 그리핀에겐 정규 시즌 4경기가 남아있다. 이 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려야만 진정한 롤드컵 컨텐더로 거듭날 수 있다.
가장 큰 불안 요소는 경험 부족이다. 그리핀은 영건들이 뭉친 팀이다. 김대호 감독 또한 올 시즌이 데뷔 무대다. 반대로 말하면 경험이 풍부한 팀은 아니다. 노련함 부재는 자칫 슬럼프 장기화로 직결될 수 있다.
지금까지 누적한 4패를 자양분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패배에 익숙해져서는 안 되겠지만, 패배해야만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다. 그리핀은 불과 1달 전까지만 해도 패배를 경험하지 못했다. 지난달 28일 kt 롤스터전 패배가 2018년 공식 경기 첫 패배 기록이다.
메타 변화 적응력 또한 입증해야 할 시기다. 그리핀에겐 ‘메타의 수혜자’라는 수식어가 붙어있다. 이들이 메타와 관계없이 좋은 성적을 냈을 거라는 건 모두가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분명 ‘바이퍼’ 박도현의 높은 AP 챔피언 숙련도는 타 팀과 차별되는 요소였다.
이미 메타는 서서히 변화하고 있다. 칼리스타, 애쉬, 카이사 등 시즌 초 보기 힘들었던 원거리 딜러들이 재차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야-라칸의 티어는 높아지고, 블라디미르, 라이즈 등의 가치는 낮아지고 있다.
어느 하나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포스트 시즌이 치러질 여름은 길다. 김대호 감독이 올 초부터 작성해둔 그리핀의 스케줄 표는 이미 가을까지 빽빽하다. 천천히, 심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