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블리자드가 옳았다. 오버워치 리그는 세간의 우려를 모조리 불식시키고 대성공을 거뒀다.
오버워치리그 첫 시즌이 지난 29일(한국시간) 런던 스핏파이어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런던은 28일과 29일 이틀 동안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그랜드 파이널에서 필라델피아 퓨전을 3-1, 3-0으로 연이어 꺾어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성공적인 시즌에 걸맞은 화려한 피날레였다. 오버워치리그는 전 세계적 흥행을 기록했다. 블리자드에 따르면 그랜드 파이널이 치러진 양일간 평균 시청자 수는 86만 1205명이었다. 이 중 18~34세 연령대의 분당 평균 시청자 수가 60만 5013명으로 집계됐을 만큼 젊은 층 인기가 두드러졌다.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3일 블리자드는 중국 광저우와 미국 애틀랜타를 연고로 하는 두 개 팀이 차기 시즌 리그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ESPN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두 팀 외에도 신생 팀의 참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고지로는 프랑스 파리가 유력하다.
시즌 개막 전 흥행 암초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일부 문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해결됐다. 일례로 한국인 선수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이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클 것이란 우려는 전 선수 기량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상당부분 해소됐다.
물론 여전히 MVP 투표 순위에서 상위권을 한국인이 독식하고, 전원 한국인으로 구성된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 등 먹이사슬은 존재한다. 하지만 다국적 팀 보스턴 업라이징이 스테이지3 타이틀 매치를 우승하는 등 특이점도 있었다.
가장 큰 우려를 낳았던 옵저버 자질 논란 또한 종식됐다. 시즌 초반 오버워치리그는 DPS진을 비춰주는 데 편중된 옵저빙으로 많은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경험이 쌓임에 따라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고, 시즌 후반부에는 이와 관련된 불만이 크게 줄었다.
그렇다고 완벽하기만 했던 시즌은 아니었다. 첫 번째로 문제가 된 것은 선수들의 자격 미달 논란이었다. 한국에서 대리게이머로 맹위를 떨쳤던 ‘오지’ 손민석, ‘사도’ 김수민이 보란 듯이 리그에 입성했다. 두 선수는 별다른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로 시즌을 소화했다.
소수자 비하에 대한 이슈도 있었다. 지난 1월 ‘xQc’ 펠릭스 렝겔(당시 댈러스 퓨얼)은 동성애자 선수인 ‘무마’ 오스틴 윌못(휴스턴 아웃로즈)에게 성적 비하 및 동성애 차별적인 의미가 담긴 말을 해 스테이지1 잔여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지난 4월에는 필라델피아 소속 DPS ‘이코’ 조슈에 코로나가 개인 방송에서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해 논란이 됐다. 해당 제스처는 아시아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는 즉각 사과하고 벌금을 지불했다.
차기 시즌에는 일부 경쟁력이 떨어지는 팀을 위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 올 시즌 꼴찌 상하이 드래곤즈는 전패를 기록하는 등 리그 수준 미달의 기량을 선보였다. 플로리다 메이햄도 매 스테이지 하위권을 전전했다.
타 스포츠 종목에서 기량 미달 팀이 다음 시즌을 그대로 맞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일부 리그는 승격강등 제도를 통해 상호 발전을 유도한다. 혹은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해 유망주를 수급하는 방식으로 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오버워치에도 이러한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