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편법으로 세습한 의혹을 받는 명성교회에 대한 교계 안팎의 비판이 거세다.
10일 서울 연지동의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입구에서 장로회신학대학교 학생대표들이 명성교회 세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장로회신학대학교는 명성교회가 속한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의 직영 신학대학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 재판국은 지난 7일 명성교회 목회세습 등 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판에서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교계 안팎의 비난이 쏟아졌다. 명성교회의 사조직화가 이미 각종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 등에서 보도되며 사회적으로 공공연히 알려졌는데, 이 같은 판결이 나온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다.
이날 학생들은 “명성교회가 불법세습을 감행한 점과 이를 정당화하는 총회재판국의 불의한 결정이 부끄럽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총회의 '세습금지법'을 무시한 총회재판국의 결정으로 인해 한국교회와 교단이 사회적으로 조롱거리가 된 사실에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명성교회 담임목사인 김하나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다. 만약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교단을 나가라는 요구도 있었다.
아울러 학생들은 총회측에 명성교회의 불법 행태와 이에 동조한 사람들, 그리고 김삼환·김하나 부자를 권징해달라고 했다.
전날(9일)엔 장신대 교수들이 명성교회 세습을 규탄했다. 명성교회 세습철회와 교회개혁을 위한 장신대 교수모임은 격문에서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의 불법세습을 용인함으로써 법을 수호해야 할 마지막 보루로서의 자기 존재 가치를 스스로 내팽개쳐버렸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하나 목사는 교단의 근간을 뒤흔들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즉각 사임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총회가 바로 세워지고 현재 문제 교회의 세습이 철회돼 교회의 헌법이 수호되는 그 날까지 투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