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이 4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도 중국의 단독 질주가 유력한 가운데 2위 자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오는 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65개, 종합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1위는 금메달 150개 이상을 노리는 중국이 거의 확실시된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강했다. 아시안게임은 남자 내국인 선수가 병역혜택을 받을 가장 안정적인 창구로 여겨진다. 국제대회를 병역면피용으로 삼는다는 비판이 날카롭게 이어지고 있지만 선수들 입장에서 현역 커리어 단절을 막기 위한 최선의 대회로 여겨진다.
한국은 근래 아시안게임 5개 대회 연속으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목표인 금메달 65개를 달성할 경우 무난히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은 금메달 79개를 목에 걸며 3위 일본(47개)을 큰 격차로 따돌린 바 있다.
한국은 카드 두뇌 게임인 브리지를 제외한 39개 종목에 선수 807명, 경기임원 186명, 본부임원 51명 등 104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여자 농구,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3개 종목에서는 남북단일팀이 구성됐다.
눈여겨 볼 점은 2위 경쟁국 일본의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도쿄 올림픽을 2년 남기고 일본은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 큰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올림픽 대비 전초전이나 다름없다. 일본은 1~2진급 선수를 고르게 뽑았던 과거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 최정예 선수를 대거 파견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일본의 1진급 선수 비율은 30%가량 증가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 종합 2위를 목표로 내달리고 있다. 일본은 금메달이 가장 많이 걸린 육상(48개)과 수영(55개)에서 메달을 쓸어 담겠다는 각오다. 반면 한국은 두 기초 종목에서 지금껏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이 일본의 위협을 이겨내고 6대회 연속 2위를 달성하려면 전통적인 메달밭에서 착실하게 금메달을 쌓아야 한다. 볼링, 양궁, 정구, 펜싱 등이 대표적인 한국 강세 종목이다.
‘믿고 보는’ 양궁에서 한국은 전 종목 석권을 노린다. 이번 대회 양궁은 리커브, 컴파운드에서 8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양궁은 국제대회 본선보다 국내 선발전이 더 치열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한국은 김우진, 장혜진, 이우석, 이은경 등 세계랭킹 최상위권에 포진해있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한국 선수간 내전도 잦게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기대를 걸었던 ‘효자 종목’ 볼링은 이번 대회 금메달 수가 6개로 대폭 줄었다. 한국은 2010년 광저우에서 8개, 2014년 인천에서 7개를 메달을 쓸어 담은 전력이 있다. 본래 남녀 개인전과 2·3·5인조, 개인 종합, 마스터스 종목으로 구성됐으나 이번 대회에선 남녀 3·6인조, 마스터스로 종목이 대폭 축소됐다. 더군다나 스페어 처리에 비중을 두던 기존 방식에서 스트라이크에 높은 점수를 주는 방식으로 룰이 바뀌었다. 스페어 처리에 강점을 보인 한국은 불리해지고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은 경쟁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에겐 다소 유리해졌다.
‘아시아 최강’ 펜싱에서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974년 시작된 아시안게임 펜싱 종목에서 금메달 40개, 은메달 39개, 동메달 26개를 따내 중국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가져갔다. 그러나 2010 광저우,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각각 금메달 7개와 8개를 획득하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근래 아시아 최강은 한국인 셈이다. 한국은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0연패를 달성했고, 지난달 세계선수권대회에선 이탈리아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엔 구본길, 김지연, 김정환 등 간판스타들이 총 출동해 3대회 연속 종합 우승에 도전한다.
금메달 개수가 반 이상 줄어든 사격에선 진종오, 김준홍 등이 금메달을 정조준한다. 인천 대회에서 총 44개의 금메달이 걸렸던 사격은 이번 대회 20개로 대폭 축소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혼성 종목을 늘린다는 명분으로 사격 종목에 ‘구조 조정’을 단행한 것이 아시안게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천에서 금메달 7개를 싹쓸이한 정구도 유력한 효자 종목이다. 한국은 정구가 정식종목이 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부터 총 36개 금메달 중 23개를 땄다. 이번 대회는 복식 종목이 없어지며 금메달이 5개로 줄었지만 아시아 최강의 위상을 재확인한다는 다짐이다.
유도, 레슬링, 사이클 등은 종합 2위 경쟁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했지만 일본 또한 최근 기량이 크게 올라왔다. 이 외에 한국은 축구, 야구, 농구, 핸드볼 등 구기종목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강세인 탁구에선 혼합복식에 나서는 이상수와 진지희가 16년 만에 금빛 스메싱에 도전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