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이 또 인명피해를 키웠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43분 남동공단 내 전자제품 제조회사인 세일전자 공장에서 불이 나 오후 5시51분 진화됐다. 이 화재로 근로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소방당국은 공장 4층 내 패널 구조로 된 검사실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화재 현장에서 대피한 공장 근로자들은 “4층 천장에서 불이 시작돼 불길과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내부로 번졌다”고 진술했다.
불이 난 세일전자 공장은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다. 금속표판 사이 내부 공간이 스티로폼으로 채워져 있는 샌드위치 패널은 불이 붙으면 급격히 연소하면서 유독성 가스를 발생시킨다. 실제 세일전자 화재 피해자들은 대부분 유독가스 질식으로 사망했다.
샌드위치 패널은 진화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인화성이 강하고 타는 과정에서 검은 연기도 배출돼 진화가 쉽지 않다.
불연·난연재보다 값싼 스티로폼 샌드위치 패널은 건물 화재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위험성이 지적되어왔다. 앞서 지난 4월 발생한 전남 순천 상가건물 화재, 양주 디스플레이 공장 화재, 밀양 세종병원 화재 역시 샌드위치 패널 등 가연성 소재로 이뤄진 내장재에서 나온 유독가스로 인해 참사 규모가 커졌다.
인천소방본부는 22일 세일전자 공장 건물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벌였다. 이번 합동 현장감식에는 소방본부와 인천지방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유관기관 관계자 30여명이 투입됐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