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오르며 금메달을 코 앞에 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지만 마지막까지 절대 방심할 수 없다. 마지막 퍼즐을 끼워넣지 않으면 그림은 완성되지 않는다.

한국은 다음달 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경기장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일본과의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2년 뒤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출전 선수 나이를 2세 낮췄다. 아시아지역 피파랭킹 1위 이란 역시 골키퍼를 제하고 모두 21세 이하로 대표팀을 꾸렸다.

한국은 오로지 금메달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부담에 짓눌린 선수들의 대회 초반 몸놀림은 무거웠다.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타이틀에 눌려 자기 플레이가 뜻대로 나오지 않았다.

뚜껑을 열자 한국은 불안불안한 줄타기를 이어갔다. 전력상 한참 아래인 말레이시아에게 패하며 조 2위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다행히 한국엔 황의조가 있었다. 최대위기로 꼽힌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총 4골을 몰아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의 모든 위기는 수비 불안에서 비롯됐다. 6-0 대승을 거둔 바레인전에서도 한국은 적잖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조현우가 없었다면 무실점으로 끝나지 않았을 경기였다. 말레이시아전에선 수비 실책으로 2골을 헌납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3골이나 내줬다. 실점 이상의 득점이 나왔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한국은 조기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가능성이 높다.

단기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려면 무엇보다 수비 안정이 절실했다. 대회 면면을 살펴보면 골키퍼 조현우가 중심을 잡아줬을 때 수비력이 급격히 올라갔다. 조현우는 이번 대회 4경기에 나서 단 1골만 허용하며 팀의 ‘수호신’으로서 든든히 골문을 지켰다. 일본전에서도 조현우의 출전이 유력한 상황이다.

결승에 올랐지만 여기에서 지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손흥민, 조현우, 황의조 등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 이들의 병역 해결이 이 경기에서 판가름난다. 이번 대회에서 밟아온 발자취를 돌아보면 한국은 금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충분하다. 힘들게 쌓은 탑이 결승 한 경기로 허무하게 무너지면 안 된다.

다행히 일본이 결승에 오르며 확실한 동기부여가 생겼다. 김학범 감독은 경기 후 “지금은 탈진 상태지만 우리에겐 정신력이 있다. 마지막까지 그 정신력을 놓지 않겠다”면서 각오를 다졌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